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전체적으로 보고 싶다는 말로는 조금 부족하지. 사실 판다를 본 적이 없는 내가 판다가 보고 싶다는 게 부자연스러운 거라고 너는 말했지만 난 판다를 봤어. 정말로.
너는 오렌지주스를 좋아하고 난 주스를 꿀꺽꿀꺽 마시는 널 바라보는 걸 좋아하지. 주스는 시원해야 맛있는데 미지근한 주스도 잘 먹는 너를 보고 있으면 그냥 웃음이 자꾸만 삐져나오곤 했어. 아마 그건 데운 주스라도 마실 기세였어.
그랬는데 방심한 사이에 네가 날 때려. 난 하나도 아프지 않고 아마 오천 대쯤 더 맞아 줄 수도 있을 것 같았어. 너는 결코 몰랐겠지만.
너는 습관처럼 가장 즐거우려던 순간을 피해 도망가곤 해서 내가 너를 찾아낼 수가 없네. 즐거운 공간이 너와 이질적이라 그런 시간의 흐름을 견딜 수가 없다고 하며 너는 점점 더 고통을 찾아다니게 되었지. 고통이 실패가 되지 않는 지점을 너는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꼭 찾을 거라고 하며 나에게 자신을 기억하지 말아 달라며 신신당부를 했어. 그런데 어떻게 내가 너를 기억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그런 너를. 우리를.
노력해도 불가능한 일이 있는데 그게 바로 내가 너를 찾아내지 않는 일이야. 난 어떻게든 너를 기억하고 구출해내고 보살펴서 같이 판다를 보러 갈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