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아무리 봐도 안 지겨워.
커다란 성안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아니 감시하고 있었다. 누군가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 찾아오지는 않는지 현실 저편의 회로에서.
그 작은 틈새로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해수면 위에 무지개가 뜨거나 돌고래 떼가 지나가기도 하고 커다랗고 웅장한 배가 느린 속도로 시야에서 돌연 사라지곤 했다.
줄곧 이해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잔뜩 숨겨진 채로 여기에 괴물이 있어요라고 알려줘야만 하는 일 따위의.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괴물 같은 거 무섭지 않아요 하나도.
괴물은 무관심을 먹고 아무렇게나 자란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은밀하게 부피를 키우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무지개 뒤에 어정쩡하게 몸을 숨기고는 밝음을 집어삼킬 것이다.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설명하기조차 힘든 어떤 종류의 빛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만 있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성안 쪽은 기괴할 정도로 소름 끼친다. 해골무늬 애호가의 방 정도로 보면 될까. 인간에 대한 동경과 동시에 집착이 느껴지는 방 안을 둘러보다 깜짝 놀랐다. 사람의 얼굴과 똑같은 잉어가 커다랗고 큰 수족관 안을 느리고 느리게 천천히 걷고 아니 헤엄치고 있었다. 어떤 벽을 밀면 꼭 정말이지 깊은 바다로 통하는 길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정말 정말 깊숙하게 숨겨져 있어서 아주 오랜 시간 찾아야겠지만 어디에든 있는 어디에도 있는 바다로 가는 길이. 문득 우리 모두의 목적지는 바다가 아닐까 싶었다. 틀림없이 틀림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