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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Feb 11. 2021

검은실.

밤의 고백.

검은 머리
검은손
검은 그녀
여기는 너무 깜깜해
깜깜한 소리는
누구도 들을 수가 없지

여기는 그런 곳
그런 장소
검은 별빛이 여자를
서서히 오랜 시간 삼키는

그녀 천천히
공책을 찢고 있었어
그러다가 그러다가는
하늘을 올려다보다가는
머리 위로 손을 뻗고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고
점도 찍혀있지 않은 책들이
그 머리 위로 우르르 쏟아져
검은 머리 반쪽이 절반이
바닷가로 굴러가 버렸어

그대 검은손으로
검은 밤을 연신 쓰다듬지
아무렇지 않아
아무렇지 않아
검은 아침이 올 거야
검은손을 마주 잡고




무에서 무로 밤에서 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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