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바다로 심해투어를.
넌 왜 이렇게 썩어빠진 생선 대가리 같니. 어느 날 그가 말했다. 통탄을 금치 못하면서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아침인사를 하듯이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내가 유통기한이 한참이나 지난 생선 대가리라는 사실이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 영양가가 높다는 징그럽지만 고소한 눈알마저 앙증맞은 주둥이도 전부 다 쓸모없게 되어버린 순간에. 슬플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슬프지 않았다. 몸통은 누군가가 썩기 전에 끓여 먹었을 거라는 예상치 못한 확신을 가지고.
바다로 갈 수 없게 되었구나 이제 나는. 물속에서 반짝이던 지느러미도 없고 영영 헤엄을 치지 못하게 되었으니 말이야. 난 음식물쓰레기봉투에 쓰인 대로 지구 환경에 도움을 주는 자원이자 대체에너지인 음식물 쓰레기가 되어 어느 질퍽한 흙속에 파묻히겠지.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 바다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꿈을 꾸며 자야겠어. 하루키 아저씨 그리고 모두들 꿈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