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6시, 벌써 심장이 두근거린다면

(퇴사)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요일 저녁 6시.

아직 월요일도 아닌데 이미 가슴이 답답하다. 내일 출근 생각에 저녁을 먹어도 체하고, TV를 봐도 집중이 안 되고, 자려고 누워도 잠이 안 온다.

"아, 내일 또 회사 가야 하네."

이 생각만으로 일요일 저녁이 망가진다.


일요병이 아니라 신호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일요병"이라고 부른다.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 저녁의 우울감. 주말이 끝나가는 게 아쉬운 거라고, 다들 그렇다고, 그냥 참고 버티라고.

근데 정말 그럴까.


일요일 저녁 6시부터 내일 출근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리고, 배가 아프고, 잠을 못 자는 게 정상일까. 토요일 오후부터 벌써 "내일이 일요일이네, 그럼 모레가 월요일이네" 하면서 불안해지는 게 괜찮은 걸까.


이건 일요병이 아니라 신호다.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 "이거 아닌 것 같은데", "더 이상 못 하겠는데", "한계야" 하는 신호.


비정상적으로 부담스럽다는 게 뭔가

물론 월요일 아침이 신나는 사람은 없다 (주말 끝나면 애들이 어린이집 가주는 학부모는 월요일이 신난다만). 주말이 끝나는 게 아쉬운 건 당연하다. 근데 그 정도가 문제다.


일요일 저녁에 느끼는 불안이 비정상적으로 크다면, 그건 단순히 "주말이 아쉬워서"가 아니다.

일요일 오후부터 벌써 심장이 빨리 뛴다

저녁 먹을 때 소화가 안 된다

밤에 잠을 설친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게 고문이다

출근길에 "차라리 사고라도 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면 비정상이다. 단순히 월요일이 싫은 게 아니라, 그 회사가, 그 일이, 그 환경이 나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거다.


그래도 버틴다

근데 그래도 버틴다.

"조금만 더", "이것만 끝내고", "다른 데도 비슷할 거야", "이직할 데도 없는데", "경력이 짧아서", "나이가 많아서".


그리고 가장 많이 하는 말, "근데 돈이 문제잖아."

맞다. 돈은 문제다. 당장 월급이 끊기면 집세, 보험료, 카드값, 생활비. 퇴사하고 싶어도 못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돈이다.


근데 돈 때문에 못 나간다고 하면서, 돈에 대한 계획은 있나.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다음 직장 들어가기 전까지 몇 개월이 필요한지. 이런 거 계산해본 적 있나.


돈 때문에 퇴사를 못 한다는 건, 돈에 대한 전략이 없다는 거다.

막연하게 "돈이 없어서"라고만 하면 영원히 못 나간다. 근데 계산하고 계획하면 달라진다. "아 6개월 후면 나갈 수 있겠네", "1년 동안 이렇게 모으면 되겠네."


그렇게 몇 달, 몇 년을 버틴다.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심장 두근거리고, 배 아프고, 잠 못 자면서. 근데 계획도 없이, 그냥 "언젠가는"이라고 생각하면서.


근데 버티는 게 답일까.


퇴사를 생각한다는 것

일요일 저녁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면, 이제 퇴사를 생각해볼 때다.

근데 퇴사를 생각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막막하다. "퇴사하면 뭘 하지?", "다음 직장은?", "돈은?", "이력서는?". 생각이 맴돌기만 하고 답이 안 나온다.


그래서 또 버틴다. 생각을 정리할 에너지도 없고, 방법도 모르고, 불안하니까.

근데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계속 맴돈다. 몇 달을 "퇴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만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 하고, 그러다 또 일요일 저녁이 오고, 또 심장이 두근거리고.


생각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퇴사를 생각할 때 필요한 건 뭘까.

일단 멈춰서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뭐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나는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근데 혼자 생각하려면 막막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생각이 맴돌기만 하고.

그래서 구조가 있으면 좋다. "이 질문부터 생각하면 되는구나", "이 순서대로 하면 되는구나" 하는 가이드.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 왜 일요일 저녁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지, 뭐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내가 진짜 싫은 게 뭔지. 그리고 지금 통장에 얼마가 있나, 매달 고정 지출이 얼마나, 빚은 있나.

나는 어디로 가고 싶나 - 다음엔 뭘 하고 싶은지,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지, 뭘 타협할 수 없는지. 다음 직장 들어가기 전까지 몇 개월이 필요한가, 그 사이 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한가.

어떻게 거기까지 갈까 - 언제 퇴사할지, 어떻게 준비할지, 뭘 배워야 할지. 언제까지 얼마를 모을 건가, 지출을 어떻게 줄일 건가, 프리랜서나 파트타임으로 버틸 건가.


이 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이 정리된다. 맴돌기만 하던 생각이 출구를 찾는다. "돈이 없어서 못 나가"가 아니라 "6개월 후면 나갈 수 있어"로 바뀐다.


내가 내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

생각을 정리한다는 건, 앞으로 나아간다는 거다.

계속 제자리에서 맴돌지 않고, "이제 어떻게 하지?" 불안해하지 않고, 한 걸음씩 앞으로 가는 거다. 일요일 저녁마다 심장 두근거리면서 그냥 버티는 게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언젠가 "할 만큼 했다"고 말하고 나가는 거다.


그리고 이건 결국 내가 해야 하는 거다. 물론 도움은 받을 수 있다. 코치한테, 친구한테, 템플릿한테. 근데 결국 결정하는 건 나다. 퇴사할지 말지, 언제 할지, 다음엔 뭘 할지. 이걸 남이 정해줄 수는 없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니까.


솔직히 말하면

솔직히 말하면, 일요일 저녁에 심장 두근거리면서 월요일을 맞이하는 인생이 뭐가 재밌나.


인생은 짧다.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고문당하기에는 너무 짧다. 주말 이틀 중 반나절은 "내일 월요일이네" 우울해하는 데 쓰기에는 너무 아깝다.


그래서 퇴사를 생각하는 거고, 생각을 정리하는 거다. 이대로 10년, 20년 버틸 거 아니면.


조금씩이라도

일요일 저녁 6시, 심장이 두근거린다면.

한 번쯤은 멈춰서 생각해보면 좋겠다. 왜 이렇게 힘든지, 뭐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돈은 얼마나 필요한지, 언제쯤 나갈 수 있는지.


혼자 막막하면, 구조가 있으면 좋다. 질문이 생각을 이끌어주고, 빈칸이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그렇게 조금씩 채우다 보면 조금씩 명확해진다.

일요일 저녁이 조금 덜 무섭다. "지금은 버티지만 나는 생각하고 있어, 조금씩 준비하고 있어" 하는 게 있으니까.


그래서 퇴사고민을 퇴사와 이직 전략을 셀프로 짜보는 키트를 만들었다. 혼자 막막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맴도는 생각을 정리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주변에 퇴사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요일 저녁마다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슬쩍 권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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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hristian Agbed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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