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뭣이 중헌디!
제목 그대로다.
절대 퇴사하지 마세요.
...
...
...
적어도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는.
"퇴사하고 싶어."
이 말 속에 생각이 얼마나 있나.
왜 퇴사하고 싶은지, 뭐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다음엔 뭘 하고 싶은지, 돈은 얼마나 필요한지, 언제쯤 나갈 수 있는지.
이런 거 없이 그냥 "퇴사하고 싶어"만 있으면, 그건 막연한 불안이지 생각이 아니다.
생각 없이 퇴사하면 안 된다.
나가도 막막하고, 다음 직장 가도 또 똑같고, 몇 달 뒤에 "그냥 버틸 걸" 후회하고.
그래서 말한다. 절대 퇴사하지 마세요.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는.
근데.
몸과 마음이 신호를 보낸다면, 그건 다른 이야기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소화불량에 시달린다. 저녁을 먹어도 체한다. 잠을 자려고 누워도 잠이 안 온다. 출근길에 "차라리 사고라도 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회의실 문 열기가 공포다.
이건 신호다.
몸과 마음이 "이제 한계야", "더 이상 못 하겠어" 하고 보내는 신호다.
난 상사랑 완전 틀어져서 불행하게 회사 다닐 때 이랬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소화불량. 월요일 아침이면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한참 있어야 했다.
이 정도면 퇴사해야 한다.
생각이 정리 안 됐어도, 다음 계획이 없어도, 돈이 부족해도. 일단 나와야 한다.
영화 <곡성> 때문에 한동안 유행했던 "뭣이 중헌디!"라는 대사가 있다. "뭐가 중요한데!"라는 뜻이다.
난 이 말을 인생 철학으로 산다. 몸이나 정신이 신호를 보낼 때는, "뭣이 중헌디!"의 정신으로 제일 중한 것부터 챙겨야 한다.
제일 중한 건 당신이다.
회사도 아니고, 연봉도 아니고, 경력도 아니고, 남들 눈도 아니다. 부모님이나 가족들의 반대도 아니다. 당신의 몸과 정신이 제일 중하다.
회사는 당신이 아파도 돌아간다. 당신이 번아웃으로 쓰러져도, 퇴사해도, 회사는 돌아간다. 다른 사람이 당신 자리에 앉는다.
근데 당신 몸과 정신은 돌아오지 않는다. 한 번 망가지면 회복하는 데 몇 년이 걸린다. 어떤 건 평생 안 나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신호가 왔다면, 일단 나와야 한다.
근데 신호가 안 왔다면, 그냥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다면.
그때는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막연하게 퇴사하면 안 된다.
내가 왜 퇴사하고 싶은지.
상사 때문인지, 일 자체가 싫은 건지, 번아웃인지, 커리어 방향이 안 맞는 건지, 돈 때문인지, 업계 자체가 안 맞는 건지.
이게 명확하지 않으면, 다음 직장 가도 똑같다.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나한테 중요한 게 뭔지.
돈인지, 성장인지, 워라밸인지, 업무 내용인지, 사람인지, 환경인지.
이게 명확하지 않으면, 다음 선택도 막연하다. "어디로 가야 하지?" 계속 맴돈다.
어떻게 준비할 건지.
돈은 얼마나 필요한지, 언제까지 모을 건지, 다음 직장 들어가기 전까지 몇 개월이 필요한지, 뭘 배워야 하는지.
이게 명확하지 않으면, "언젠가는"이 영원히 안 온다.
그래서 두 가지 경우가 있다.
1. 몸과 마음이 신호를 보낸다면
일단 나와야 한다. 생각 정리는 나와서 해도 된다. 일단 살아야 생각도 하지.
"뭣이 중헌디!" 외치고, 제일 중한 것부터 챙기고, 나와서 천천히 생각 정리하면 된다.
2. 신호까지는 아닌데 퇴사하고 싶다면
절대 퇴사하지 마세요.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는.
왜 퇴사하고 싶은지, 나한테 중요한 게 뭔지, 어떻게 준비할 건지. 이게 명확해질 때까지 생각을 정리하세요.
막연하게 나가면 안 된다.
그래서 퇴사고민을 퇴사 이직 전략으로 만들어주는 셀프키트를 만들었다.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맴도는 생각을 정리하고, 전략을 짜고, 명확하게 준비할 수 있게.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 왜 퇴사하고 싶은지, 뭐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내가 진짜 싫은 게 뭔지, 통장에는 얼마가 있는지.
나는 어디로 가고 싶나 - 다음엔 뭘 하고 싶은지, 나한테 중요한 게 뭔지, 몇 개월이 필요한지, 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한지.
어떻게 거기까지 갈까 - 언제까지 얼마를 모을 건지, 어떻게 준비할 건지, 언제 나갈 건지.
이 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이 정리된다. "막연한 퇴사 욕구"가 "명확한 퇴사 계획"으로 바뀐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절대 퇴사하지 마세요.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는.
내가 왜 퇴사하고 싶은지, 나한테 중요한 게 뭔지, 어떻게 준비할 건지. 이게 명확해질 때까지.
근데 몸과 마음이 신호를 보낸다면, 그건 다른 이야기다.
그때는 반드시 퇴사하세요.
"뭣이 중헌디!"를 외치고, 일단 나오세요. 생각 정리는 나와서 일단 회복후 해도 됩니다.
<퇴사 - 나를 지키며 잘 도망치는 법> 매거진을 만들고 있습니다. 퇴사/이직을 생각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생각의 틀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