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오프(정리해고)가 걱정된다면

뒷주머니에 카드 다섯 장을 꽂아둡시다

"우리 회사도 레이오프 할 것 같은데..."

"이번에 내가 걸리는 거 아닐까..."

"다른 팀은 벌써 시작했대..."


요새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 많이 들린다. AI가 노동력을 대체하는 바람에 필연적으로 레이오프/정리해고/권고사직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시대다. 화이트칼라라면 빠르든 늦든 올 일이다.


불안하다.

근데 불안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레이오프는 예고 없이 온다

레이오프의 특징은 예고가 없다는 거다.


소문만 무성하다. "다음 주에 발표된대", "우리 팀도 포함된대", "몇 명 자른대". 근데 정확한 건 아무도 모른다. 사무실 분위기는 불안하고 뒤숭숭하고 흉흉하다. 다들 수군거리고, 눈치 보고, 업무에 집중이 안 된다.


"나는 아니겠지", "우리 팀은 아니겠지" 하면서 출근한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온다.


아침에 출근했는데 회의실로 불려간다. 아니면 퇴근 직전에 이메일 한 통이 온다. 30분 만에 짐 싸서 나온다. 이메일 차단된다. 사무실 출입카드 안 된다.


그때 가서 "이제 뭐하지?" 생각하면 늦다.

자발적 퇴사는 내가 시기를 정한다. 6개월 후에 나갈지, 1년 후에 나갈지, 언제 사표 낼지. 내가 정한다.

근데 레이오프는 내가 정하지 못한다. 회사가 정한다. 갑자기 온다.


뒷주머니에 카드를 꽂고 있으면 안심이 된다

그래서 말인데요.

레이오프가 걱정된다면, 지금 퇴사 준비하듯이 하세요.


자발적 퇴사 준비하는 것처럼 미리 내 카드를 다 준비해서 뒷주머니에 꽂고 있으세요.

그러면 안심이 된다.


레이오프 불안에 떨면서 매일 출근하는 게 아니라, "당해도 나는 준비돼 있어. 내 뒷주머니에 카드 다 있어" 하는 안정감으로 출근할 수 있다.


사무실이 불안하고 뒤숭숭하고 흉흉해도, "나는 준비돼 있어" 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그 카드가 뭐냐면:


카드 1: 내가 해온 일 정리

퇴사 준비할 때 제일 먼저 하는 게 뭔가. 내가 해온 일을 정리하는 거다.

어떤 프로젝트를 했나, 어떤 성과를 냈나, 어떤 스킬을 쌓았나. 이걸 정리해놔야 이력서 쓴다.


레이오프 대비도 똑같다.

지금 내가 해온 일을 정리하세요. 프로젝트 리스트 만들고, 성과 기록하고, 스킬 리스트 만드세요.


레이오프 통보받고 나서 "내가 뭘 했더라..." 기억 더듬으면 절반도 기억 안 난다. 지금, 기억이 생생할 때 정리해놔야 한다.

결과물도 백업하세요. PPT, 문서, 디자인, 코드 샘플. 레이오프 당하면 회사 자료 접근 못 한다. 이메일도 바로 차단된다. 지금 미리 백업해놔야 한다.


이게 뒷주머니 카드 1번이다.


카드 2: 나한테 중요한 게 뭔지 정리

퇴사 준비할 때 생각하는 거. 나한테 정말 중요한 게 뭔가.

돈인가, 성장인가, 워라밸인가, 업무 내용인가, 회사 안정성인가.

레이오프 대비도 똑같다.


레이오프 당하면 다음 직장 찾아야 한다. 그때 "어디든 갈게요"가 아니라 "나는 이게 중요해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한테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지금 생각해놓으세요. 그래야 레이오프 당해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이게 뒷주머니 카드 2번이다.


카드 3: 돈 계산

퇴사 준비할 때 제일 중요한 게 돈 계산이다.

통장에 얼마 있나, 매달 고정 지출이 얼마나, 몇 개월 버틸 수 있나, 더 모아야 하나.


레이오프 대비는 더 중요하다.

자발적 퇴사는 돈 모을 시간이 있다. 근데 레이오프는 갑자기 월급이 끊긴다.

지금 통장에 얼마 있나요? 몇 개월 버틸 수 있나요? 실업급여는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계산해보셨어요?

지금 계산하세요.


"3개월 생활비 600만원 필요한데 지금 300만원밖에 없네. 300만원 더 모아야겠네." 이렇게 구체적으로.

그러면 레이오프 당해도 패닉에 빠지지 않는다. "나는 3개월 동안 버틸 수 있어. 그 안에 다음 직장 찾으면 돼" 하는 안정감이 생긴다.


이게 뒷주머니 카드 3번이다.


카드 4: 다음 계획

퇴사 준비할 때 생각하는 거. 다음엔 뭘 하고 싶나.

같은 업계 다른 회사? 완전히 다른 업종? 프리랜서? 공부?

레이오프 대비도 똑같다.


레이오프 당하면 "다음에 뭐하지?" 막막해진다. 근데 지금 미리 생각해놓으면 다르다.

"레이오프 당하면 일단 2주 쉬고, 그다음에 같은 업계 이직 준비할 거야. 안 되면 3개월 공부하고 다른 업종 알아볼 거야."

이렇게 시나리오를 짜놓으면, 레이오프 당해도 "아 계획대로 하면 되지" 하고 움직일 수 있다.


이게 뒷주머니 카드 4번이다.


카드 5: 이력서, 네트워크 (들고 나갈 무기)

퇴사 준비할 때 하는 거. 이력서 업데이트, 링크드인 프로필 정리, 네트워크 관리, 포트폴리오 정리.

레이오프 대비도 똑같다.


아니, 지금 해야 한다. 레이오프 통보받고 나서 이력서 쓰려면 정신이 없다. 멘탈 흔들리고, 생각 안 되고, 급하게 쓰면 엉망이 된다.

지금, 여유 있을 때 이력서 업데이트하세요. 링크드인 프로필 고치세요. 좋은 관계였던 상사, 동료한테 가끔 안부 묻고 관계 유지하세요.


이게 뒷주머니 카드 5번이다.


카드가 준비돼 있으면 불안이 안정감으로 바뀐다

이 다섯 장의 카드를 뒷주머니에 꽂고 있으면, 레이오프 불안이 줄어든다.

사무실에서 소문이 돌아도, 분위기가 뒤숭숭해도, 다들 수군거려도. "나는 준비돼 있어" 하는 안정감이 있으면 덜 흔들린다.


"레이오프 당하면 어떡하지" 떨면서 출근하는 게 아니라, "당해도 나는 준비돼 있어. 카드 1번부터 5번까지 다 있어" 하는 마음의 여유로 출근할 수 있다.

불안만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AI 시대에 레이오프는 피할 수 없다. 어느 회사든, 어느 직무든, 언젠가는 올 수 있다.

근데 준비돼 있으면 다르다.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된다. "나는 준비돼 있어"라는 안정감이 있으면, 일하는 것도 덜 두렵다.


퇴사 프레임워크가 카드를 만들어준다

사실 퇴사 준비나 레이오프 대비나 똑같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 내가 해온 일, 내가 가진 스킬, 내가 쌓은 네트워크, 내가 가진 돈.

나는 어디로 가고 싶나 - 나한테 중요한 게 뭔가, 다음엔 뭘 하고 싶나,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싶나.

어떻게 거기까지 갈까 - 돈은 어떻게 할 건가, 이력서는 어떻게 쓸 건가, 누구한테 연락할 건가, 언제까지 뭘 할 건가.


이 세 질문은 자발적 퇴사 준비할 때도, 레이오프 대비할 때도 똑같이 필요하다.

그래서 퇴사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레이오프가 걱정되는 사람들도 쓸 수 있게.

질문을 따라가면 생각이 정리된다. 뒷주머니에 꽂을 카드 다섯 장이 만들어진다.


지금 준비하세요

레이오프가 걱정된다면, 지금 준비하세요.

불안만 하고 있지 말고, 지금 당장 퇴사 준비하듯이 하세요.

내가 해온 일 정리하고, 나한테 중요한 게 뭔지 생각하고, 돈 계산하고, 다음 계획 세우고, 이력서 업데이트하세요.


뒷주머니에 카드 다섯 장 꽂아놓으세요.

그러면 불안이 안정감으로 바뀝니다. "레이오프 당하면 어떡하지"가 아니라 "당해도 나는 준비돼 있어"로.

지금 준비하세요. 퇴사 준비하듯이.



퇴사생각을 퇴사와 이직 전략으로 바꾸는 셀프전략키트를 만듭니다.

퇴사를 준비하는 분들도, 레이오프가 걱정되는 분들도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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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ergi Viladesa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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