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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함께 걷는 그림자

by 그림자

사람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내면의 반짝이는 별이 있다.

자신이 바라는 삶, 자신이 나아가는 길의 발자국,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는 마음, 어릴 적에 소망했던 꿈과 희망, 아픔으로써 성숙해지는 마음.......

내면의 감정들은 각기 다른 빛을 내며 오색찬란한 별을 만든다.


약속하지 않은 낯선 이와의 만남은 언제나 우연하고도 필연적이게 일어난다.

그들은 그날, 그 시간, 그 장소에 나타나 아주 간단하지만 그저 스치지 않을 연결고리를 툭하고 내뱉는다.


“여기서 종로 1가까지 가려면 어떻게 해요?”

“아가씨, 옆자리 비었으면 내가 앉아도 될까?”

“어디서 오셨어요?”


물어보면 뭐든지 친절하게 대답해줄 것만 같은 나의 흐릿한 인상 때문인지 낯선 이들은 그렇게 내 삶에 성큼 들어온다. 그리고 예기치 않은 그들의 인생사까지 덤으로 한아름 안겨주고 각자의 갈 길을 나선다.


외출만 하면 일어나는 이런 낯선 이들의 방문에 한동안 어안이 벙벙한 적도 있었다.

지하철에서는 노숙자의 공격도 받았고, 공항에서는 즉석 소개팅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가 진심으로 들어주길 매 순간 바라진 않았는지, 그저 자신이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나도 나만의 역사가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이 남기고 간 별의 역사를,

감정의 자화상을 글로 풀어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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