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예외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몇 번 잘못 본 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넘겼다. 기준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크게 틀리지는 않는다고 믿고 있었다.
사람을 판단할 때 항상 비슷한 기준을 사용했고, 그 기준이 반복해서 같은 방향으로 틀렸다. 그 지점에서 처음으로 생각이 멈췄다. 내가 사람을 잘못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애초에 보고 있는 방식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닐까.
예를 들어, 나는 말투를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말이 가볍게 들리면 태도도 가벼울 거라고 생각했고, 말이 부드러우면 자연스럽게 배려 깊은 사람일 거라고 여겼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기준이 자주 어긋났다. 말투와 태도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전혀 다른 방향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부터 기준을 다시 보게 됐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사람인지, 아니면 단순히 눈에 보이는 특징인지 구분하려고 했다. 이전에는 그 둘을 구분하지 않았다. 보이는 단서가 곧 그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 사이에 있는 간격을 거의 의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간격이 생각보다 컸다. 단서는 단서일 뿐인데 그 위에 의미를 덧붙이면서 사람을 해석하고 있었다. 그 해석은 대부분 내가 이미 가지고 있던 기준에서 나왔다. 결국 새로운 사람을 보는 게 아니라 기존 기준을 확인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이 지점에서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사람을 더 정확하게 보려면 사람을 더 많이 보는 것보다 내가 사용하는 기준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단을 바꾸기 전에 판단하는 방식부터 다시 봐야 했다.
이후로는 사람을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멈추게 됐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실제인지, 아니면 내가 해석을 덧붙인 결과인지 구분하려고 했다. 같은 상황에서도 결론을 바로 내리지 않고 그 판단이 어떤 기준에서 나온 건지 확인하려고 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단서와 사람, 해석과 사실이 조금씩 분리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