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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과 신념

내가 서 있을 땅을 만드는 일

by Reflector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산다. 그것을 우리는 가치관이라 부른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선택을 더 우선해야 하는지를 가르는 기준이다. 목표가 없으면 흔들리기 쉽지만 가치관이 있으면 적어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는 알 수 있다.


가치관을 세우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여러 키워드 중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골라내고 그것들을 엮어 나만의 문장을 만드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가족’, 또 다른 이에게는 ‘자유’, 혹은 ‘성취’가 중심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내가 삶을 바라보는 나만의 렌즈를 갖는 일이다.


여기서 신념은 가치관과는 다르다. 가치관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라면, 신념은 ‘그것을 끝까지 붙드는 힘’이다. 신념은 우리를 지탱하지만, 지나치게 강하면 위험하다. 다른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스스로 만든 울타리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념은 언제나 비판적 사고와 함께 가야 한다. 내가 믿는 것조차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자아 탐구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우리를 성장하게 하지만, 때로는 ‘자아중독’이라는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 자아중독이란, 나를 찾으려는 노력이 지나쳐서 결국 나라는 거울방에 갇히는 상태다. 자기 이해에 몰두하다가 세상과의 연결을 잃고 나밖에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아 탐구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나를 찾되, 나에게만 갇히지 않는 것. 그때 비로소 자아는 성찰을 넘어 성장으로 이어진다.


나는 아직도 내 가치관을 정리하는 중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갖고 싶다는 것이다. 그 기준이 있다면 선택 앞에서 덜 흔들리고 길을 잃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


가치관은 나침반이고, 신념은 그 나침반을 끝까지 붙잡게 하는 힘이다. 그리고 비판적 사고는 그 나침반이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지 확인하게 만든다. 자아 탐구는 우리를 단단하게 하지만 자아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늘 열린 시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삶은 그 세 가지가 함께할 때, 비로소 한 방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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