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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리스트와 자기 점검법

습관은 기록에서 시작된다

by Reflector

나는 매일 밤, 휴대폰 메모장에 체크리스트를 열어본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다 했는지도 확인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태도로 하루를 보냈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동료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줬는지, 아니면 내 논리로만 끌고 갔는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기회를 잡았는지, 아니면 익숙한 패턴에만 머물렀는지. 이렇게 기능별로 질문을 던지면 하루가 다르게 보인다. 단순히 ‘업무를 끝냈다’가 아니라, ‘나는 오늘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봤나’가 드러난다.


처음엔 이런 기록이 귀찮았다. 체크란에 ‘v’ 하나 남긴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며칠만 이어가도 변화가 보였다. 기록을 하니 놓친 부분이 눈에 들어왔고, 어제보다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하게 되었다.


나는 종종 이런 질문들을 적어둔다. 오늘은 감정보다 논리가 앞섰는가? 익숙한 방식 대신 새로운 시도를 해봤는가? 상대의 기분을 충분히 고려했는가?


이런 작은 질문들이 모이면 내 하루가 패턴으로 보인다. 어떤 기능은 과하게 쓰이고, 어떤 기능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 차이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더 입체적으로 나를 이해하게 된다.


체크리스트는 단순한 메모가 아니다. 그것은 하루를 비추는 거울이다. 어제의 내가 오늘을 가르쳐주고, 오늘의 내가 내일을 조금 더 선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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