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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8기능 활용법

기능을 아는 순간, 삶이 조금 달라진다

by Reflector

회사에서 보고 체계가 막힐 때마다 나는 먼저 구조를 뜯어본다.

“누가 잘못했는가”보다 “왜 이 과정이 계속 반복해서 막히는 걸까”라는 질문이 앞선다.

그 순간, 내 안의 Ti가 작동한다. 문제를 사람보다 시스템에서 찾는 건 나에게 거의 반사적이다.


구조를 살피다 보면 곧바로 다른 길이 열린다.

“보고 단계를 아예 줄이면 어떨까?”

“방식을 완전히 새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아이디어가 연달아 튀어나올 때는 Ne가 나를 끌고 간다. 실제로 보고 과정을 줄이자고 제안했을 때가 그랬다. 그 순간 나는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열려 있다는 걸 실감했다.


하지만 제안이 묵살되거나, 결국 감정의 논리가 이성을 덮어버리면 흔들린다.

그럴 때는 그림자가 올라온다.

“여긴 원래 답이 없어.”

“어차피 안 바뀔 거야.”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그 단정, 그것이 Ni의 어두운 얼굴이다.


Fe도 다르지 않다. 평소엔 무심하게 일하다가도, 회의가 감정적으로 흐르면 나도 모르게 피곤해진다. 분위기에 휩쓸려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속은 불편하고, 끝내 지쳐버리면 날카로운 말이 튀어나온다.


이 모든 과정을 기능의 흐름으로 바라보면 내 반응이 설명된다.

“내가 왜 그랬을까” 자책하던 순간들이 사실은 기능이 끌고 간 길이었다. 기능을 안다는 건 스스로를 해석할 언어를 갖는 일이다.


그래서 이제는 다르게 본다.

흔들리는 순간조차도, 내가 어떤 기능에 휩쓸린 건지 알게 된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배움이 된다.

그리고 그 언어를 갖게 된 순간, 이미 성장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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