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의 욕구와 욕망은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 다르다.
욕구는 먹고 자고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반면 욕망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삶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갈망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욕망을 좇을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기적인 존재다. 우리가 내리는 선택의 밑바탕에는 늘 ‘나’를 위한 이유가 있다. 심지어 사랑조차도 그렇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릴 때 활성화되는 영역은 결국 자기 보존과 연결된 부분이다. 사랑은 타인을 향한 감정이면서 동시에 자기 확장의 한 방식이다.
심리학자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 단계를 설명했다. 생존, 안전, 애정, 존중을 차례로 쌓아 올린 뒤 맨 위에 자아실현이 놓인다. 그런데 이 자아실현은 단순한 ‘필수 조건’이라기보다, 내가 가진 가능성을 가장 나답게 드러내고 싶은 욕망에 가깝다.
나 역시 오랫동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했다. 돈일까, 안정일까, 아니면 관계일까. 하지만 돌아보면 언제나 한 방향을 좇고 있었다. 현명한 선택을 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이 되기를 바라는 것. 단순히 성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길에 작은 빛을 보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에니어그램 5번이라는 성향을 이해하면서 깨달았다. 이 바람은 단순한 개인적 욕심이 아니라 내 안에 깊이 새겨진 방향성이었다는 것을. 내가 무의식적으로 걸어온 길은 결국 자아실현으로 향하는 과정이었다.
욕구가 삶을 지탱한다면, 욕망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내 안의 욕망은 결국 “가장 나답게 살고 싶다”는 목소리였다. 흔들릴 때도 있고 멈춰설 때도 있지만, 나를 다시 앞으로 이끄는 건 늘 욕구가 아니라 욕망이었다.
겉으로는 작고 사소해 보이는 바람일지라도, 그 욕망이야말로 나를 자아실현으로 이끄는 등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