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은 그냥 두면 균형을 잃는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기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그 기능들이 저절로 균형을 맞춰 주지는 않는다.
자주 쓰는 기능은 점점 강해지고, 잘 쓰지 않는 기능은 서서히 약해진다.
그렇게 한쪽만 발달하다 보면, 우리는 특정한 방식에만 갇혀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의식적으로 다른 기능을 쓰려고 할 때 비로소 새로운 시각이 열린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면이 드러나고, 세상이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이건 단순히 기술을 하나 더 배우는 일이 아니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서 내가 논리로만 밀어붙이는지, 혹은 감정에 치우치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마치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보는 것처럼, 내가 어떤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지가 분명해진다.
나는 루틴 속에서 이 훈련을 가장 많이 경험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기록을 남기거나, 배운 것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체크리스트였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내가 자주 쓰는 기능과 약한 기능이 조금씩 드러났다.
예를 들어, 생각만 하던 일을 실행으로 옮기는 연습을 하면서 행동력이 자라났다.
학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는 이론을 분석하는 데만 머물렀다면, 일부러 발표를 맡아 사람들 앞에서 설명했다.
평소 같으면 피했을 일이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내 안의 숨겨진 기능이 조금씩 확장되는 걸 느꼈다.
이 작은 훈련들이 모여 결국 나를 성장시킨다.
균형을 찾을수록 내 주변도 달라진다.
내가 여유를 가지면 대화가 편안해지고, 내가 차분히 구조를 설명하면 다른 사람도 복잡한 문제를 쉽게 이해한다.
기능은 그냥 두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그러나 의식적인 훈련은 더 넓은 시야와 더 깊은 성찰을 가져온다.
그리고 그 성장은 나를 넘어 주변 사람들에게도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