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04
투병이 끝나고는 한동안 욕심이 없었다. 오래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으니 언제 죽는다고 해도 상관이 없었고 실제로 어느 때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으니 무엇이든 애착을 가지면 더 상처를 받는다고 생각을 했다.
이건 물건이나 돈은 물론이요. 친구나 심지어 애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나는 헤어진 지가 3년이 넘었지만 연애다운 연애는 하지 않았다. 그냥 적당히 호감이 있는 사이에서 자주 연락하고 가끔 데이트나 하면 그만이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있거나. 그 여자에게 남자친구가 있어도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나는 스스로 딱히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킨십은 한 적이 없다. 섹스 같은 건 안 해도 그만이었고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니 그 누구와도 어떠한 신체접촉도 하지 않았다.
물건이 정말 가지고 싶다거나, 돈을 많이 벌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나도 없었고, 나의 가치관에 따라 도덕적으로 살면 된다고 생각했다.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냥 별다른 노력이 들지 않는 지금 있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누군가 친해지려고 하는 신호를 보내더라도 나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5년이 더 지나고 나니 나 자신의 인생에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했고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되기를 원했다. 직장에서는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어 했으며 모르는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렇게 생긴 욕심들 때문인지 몰라도 최근 나의 일 대부분은 잘 풀리지 않고 있다. 스스로의 마음만 하루가 다르게 심란해지고 평화롭게 살아가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아직 해답을 찾지 못했다는데 있다. 뭘 어떻게 해야 욕심을 놓고 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봐도 별다른 수가 안 보인다.
생활이 안정되면 안정될수록 나의 마음은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요즘에는 정말로 외로운데, 이러란 진심을 이야기하고 들어줄 사람이 나에게는 없다. 있을 때는 거부하고 없을 때는 찾아대니 사람은 참으로 간사하지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