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상념

내 인생의 맥락들

by 한승훈

2013.12.29


사람이 서른 즈음이 되면 자신에게 무언가 지키고 싶은 것들이 생긴다고 본다. 프로텍트의 개념이 아니라 이것만큼은 내가 변하지 않으리라 하는 것들 말이다.


나의 경우에는

1. 언제 어느 경우에라도 도덕성을 잃지 말자

2. 돈에 집착하지 말자, 나의 노력으로 얻어지지 않는 돈이 아니면 내 것으로 하지 않도록 하자

3. 내가 아니게 되는 것들은 하지 말자

4. 내 생각의 중심을 잃지 말자

5. 계획을 세워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자

6. 지나간 일에 후회하지 말자


왠지 다 비슷한 맥락에 있는 듯 보이지만, 대략 이 정도가 있다. 사실 위에 적은 것들은 지키기 어려울 때도 많다. 특히 두 번 째로 써 놓은 돈 같은 것들은 어떻게든 욕심이 나게 되어있다. 돈이 있어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불행해지는 것은 사실이니까,


또한 “이것을 하면 이렇게 무언가가 생길 텐데...” 하는 생각이 들게 될 때도 망설임이 생긴다. 그래도 이러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그러한 행동으로 얻게 되는 것보다 스스로 잃어버리는 것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괜찮게 넘길 수 있었다.


첫 번째의 도덕성을 지킨다는 것도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다. 도덕성과 같은 것들은 작은 부분을 지키지 못한다면 큰 것들은 더더욱 지키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최대한 아주 작은 것들부터 다 지키려고 한다. 신호를 항상 지킨다거나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거나 하는 사소한 규칙이나 법규들 말이다. 시작이 어렵지 한 번 하게 되면 그다음은 어렵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애당초 도덕성을 잃어버리는 행동을 시작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네 번째로 써 놓은 ‘생각의 중심을 잃지 말자’ 라는 것은 좋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나쁠 수도 있다. 이게 생각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인지,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 맞지 않을 때가 많을 텐데 생각의 중심을 잃지 않기보다 고집을 부리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여섯 번째의 후회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반성을 하는 것과 후회하지 않는 것은 명확하게 다르지만 그 두 가지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반성을 해야 나중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는데, ‘후회를 하지 말자’ 라고 생각을 하고 나니 발생한 상황이나 행동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생겨버린다. 그리고 후회가 없으니 승부욕도 생기지 않고, 사람이 적극성을 잃어가는 부분도 있다.


당연하겠지만 위에 적은 것들을 항상 모두 지키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다짐을 하고 약속을 하는 것인데, 스스로 생각했을 때 나의 기준대로 행동하지 못 했다 생각되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고, 지키지 못한 것들을 곱씹으며 살아가게 되는 것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고 그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실천하면서 발생하는 오류들을 작게나마 줄여갈 수 있다면 언젠가는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자신이나 타인에게도 당당해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나는 인생의 맥락을 잘 잡은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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