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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훈 Apr 08. 2016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2015.04.19


  산다는 것은 웃음을 잃어가는 과정이다. 8살보다 18살이, 18살보다 28살이, 28살보다 38살이, 30대보다는 40대가 가지고 있는 웃음이 더 적다. 어린아이들을 보면 어머니를 보는 것만으로도 크게 웃음을 짓고 좋아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가지고 있는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고 같은 자극에 익숙해짐에 따라 웃음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산다는 것은 활기를 잃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릴 적이나, 하다못해 5년 전만 되돌아봐도 그 당시의 자신보다 지금이 더 발랄함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에 만났던 친구들과는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마냥 즐거웠고 활기찼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한 자신을 보게 된다. 


  이 활기라는 것은 생명력과 직결된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내보일 수 있는 생명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눈으로 직접 보이는 활기가 줄어드는 것 아닐까?


  만약 주변에 어려 보이거나, 나이보다 어리게 대화를 하는 사람, 나이 어린 친구들이 많은 사람이 있다면 한번 살펴보자 아마도 높은 확률도 잘 웃거나 활기차게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특징을 보일 것이다. 사람이 나이보다 젊게 보인다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이 내포하고 있는 활기의 양과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이야기로 남자들이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보이는 발랄함은 사람의 외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 상대방이 보이는 활기에 자신의 활기를 덧씌우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삶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자신이 가진 과거의 영광이다.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자신이 가장 뛰어난 모습이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생각하며 삶을 버틴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다가올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인간이 죽지 않고 생활하는 것은 현실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더 나은 자신이 오기를 바라거나, 과거에 뛰어났던 자신의 모습을 되뇌면서 "내가 사실을 이런 사람이야"라는 이야기를 하며 삶을 버티는 것이다. 이에 객관적인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왜곡하여 바꾸어 생각하고 이미 자신에게는 그러한 모습으로 스스로 존재한다. 이미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객관적 사실이란 사람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또한 생각이 많다는 것도 나이 듦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늘어가는 경험이라는 것이 항상 좋은 방향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같은 상황에 발생하는 각기 다른 결과물은 사람이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하게 하고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사물을 단순화하기 위한 연습을 억지로 하기도 한다. 수많은 선택지를 눈앞에 둔 인간은 고민하기 마련이고, 그래서 인간에게는 종교나 책, 선생과 롤모델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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