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상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승훈 Apr 19. 2016

이상한 사람

2015.05.09


  그러고 보면 나는 벌써 서른둘이 되었다. 내가 이십 대 초반이나 중반 즈음 굉장히 나이가 많고, 나를 어린애 취급을 하며, 딱히 되게 나이가 많지 않은 것 같은데도 나이 많은 티를 내고, 재미없는 농담을 수시로 던지며 굉장히 굉장한 어른인 척을 하던 형이나 선배들의 대부분은 지금 나보다 나이가 어리다. 더구나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고. 후배들을 괜히 불편하게 하며 자기들끼리만 열심히 노는 그들이 나는 굉장히 이상하게 보였다.


  지금의 나는 어린 친구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사람은 각자 나이대에서만 생각할 수 있고 네다섯 살 차이만 나도 상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예전에 보았던 그 선배들과 지금의 나는 큰 차이가 있는가? 라는 자문을 해보면 '그렇지 않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물론 나는 지금도 서른여덟아홉씩 되었음에도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이나 괜한 성질을 부리고 자신의 생각만이 중요한 나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것은 내가 바라는 평범하다고 생각한 나의 모습이나 이 나이대의 바람직하지만 일반적이라고 생각한 모습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이 자의가 되었든 타의가 되었든 말이다.


  이상하지 않은 보통의 모습을 만들어 내기 위해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가? 그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은 나는 현상을 불평할 자격조차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기적임과 비겁함의 상관관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