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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훈 Jul 02. 2016

업무의 관계와 스스로에 대한 신뢰

2015.12.29


  일이라는 것은 정말 어렵다. 사실 일보다는 일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어렵다. '일을 한다.'라는 것은 '나와 맞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각자 다른 것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평가를 받고,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지적이나 권유를 듣는다.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정말 제대로 하는 걸까?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될까? 내가 어떻게 해야 업무에 있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좋은 관계를 맺을까?"


  그러면서 자신의 부족함과 미성숙함을 탓한다. 하지만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나와 일을 하고 대화를 하는 그 사람 또한 미성숙하다는 것이다. 부장님, 차장님, 과장님, 심지어 회장님도 미성숙하다. 상대가 나에게 하는 말은 정답이 아니다. 오히려 틀릴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자기가 보는 대로 나에게 말을 하고, 권유를 하고, 지적을 하는 것이니까. 그 사람은 내가 그렇게 한 이유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내가 왜 그렇게 한 건지도 모른다. 사실 관심도 없다, 자신이 기분 나쁘게 느낀 게 더 중요하니까. 그는 그냥 자신의 감정을 돌려치듯 표현하는 것뿐이다.


  물론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자신이 무너지면 안 된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기준에서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은 틀리지 않았다. 감정적이지 않고, 논리적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맞다면 그건 그 자체로 맞는 상황인 것이다. 


  분명히 업무를 하면서 상대의 감정선을 따라 신경을 써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상대의 감정선을 따라 더욱 좋은 관계를 맺는다고 하더라도 일을 하는 사람과 절친이 되는 일은 드물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 사람은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당신을 포기할 수 있다. 누구나 그러한 사실에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업무의 인간관계란 친구나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와 분명히 다르다. 필요에 따라 맺어진 것이니, 필요에 의해서만 관계가 이루어진다.


  상대가 나에게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설명하면 된다. 당신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다른 사람에 의해 얼마든지 나쁘게 사용될 수 있다. 진심을 담아서 상대에게 설명을 하고, 상대가 그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적대시한다면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은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사람이니 굳이 그 사람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 만약 일을 하는 그 집단 자체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빠르게 그만두는 편이 좋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나를 믿고 신뢰해야 된다. 나를 제대로 믿어주고 바라봐 줄 사람은 세상에 당신 하나다. 맞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스스로 포기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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