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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너 Jun 08. 2018

띠지를 버리며

딴엔 한 아름에 감싸 주겠다고


두팔 있는 힘껏 벌려 찢어지는 고통과 맞서던 너


결국 너덜너덜 해진 몸으로


쓰레기통에 내던져질 운명이었던 것을  


애초부터 거추장스레 맞지 않는 옷이었으니


어쩔수 없는 일이라지만,


지루한 레이스를 마친 마라토너 같이  


온 몸을 벌려 브이자를 만들어보이는


너의 임종을 나는 그냥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구나


언젠가 나에게도


애써 브이자를 그리며 세상 떠날 날 오겠지.


알맹이 성한 놈으로


한권 던져놓고 가는,


그런 날 오겠지.



<띠지를 버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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