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에 빠진 것처럼>(2013,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후기
성매매를 하는 여대생과 그녀의 비밀을 모른채 그녀에게 집착하는 중졸의 정비공, 그리고 이 여대생과 비밀스런 하룻밤을 보낸 저명한 노교수. 세 명의 어울리지 않는 운명이 하루 한나절 교차될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일본 배우들과 만든 프랑스 영화. <사랑에 빠진 것처럼>은 기묘한 영화입니다. 주인공들이 사랑의 완성 혹은 실패의 정해진 스토리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집착과 자기애 그리고 현실도피의 영역에서 퇴행하는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제목과는 한참 거리가 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거죠. 파국으로 치닫는 마지막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주제곡 '엘라 피츠제럴드' 의 <Like someone in Love>을 듣고서야 비로소 이 드라마가 고립된 도시인들에 관한 비틀린 냉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유리창이 깨지는 순간, 관객은 이 비현실적인 관계가 현실의 단면이라는 걸 알아차리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