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소재로 글을 쓸 궁리를 했었다. 그림을 취미로 한지 일년 조금 넘을 즈음이었다. 일년간 그림을 그리며 나름 많은 생각을 했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처음 시작 할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몇편을 연재하다가 멈췄다. 무슨 대단한 업적을 남긴 화가도 아니고 취미 미술로 남들에게 큰 도움이 될만한 포스팅을 할 자신도 없는데 기억을 거슬러 기록을 남긴다는게 다소 억지스럽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영화나 독서 후기를 주로 썼지만 코로나 사태를 맞아 극장을 찾지 않게 되면서 브런치 글쓰기도 시들해졌다. 대신 내 그림 취미는 거듭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갔다.
처음 찾았던 성인 미술학원의 무성의함에 실망했던 나는 곧바로 유명 작가가 운영하는 창작미술모임에 가입을 했고 그 모임을 통해 두번의 단체전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모하게 도전했던 전시였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또한 귀한 경험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 그 후엔 또 우연한 계기로 다른 모임에서 단체전에 참여하게 되었고, 해를 넘겨 2020년 봄부터 지금까지는 유화전문화실에서 그림을 배우고 있다.
일년간의 경험은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하면 될 듯 싶다. 다만 지난 경험은 앞으로 써내려갈 기록의 바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취미미술 하는 사람치고는 꽤 다양한 경험을 한 셈이니 말이다. 매거진 <주말마다 그린그림>을 다시 쓰기로 했다. 내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리며 들었던 생각을 기록하고 싶다. 또 중간에 멈출지 모른다. 기분이 내키면 또 이어질수도 있다. 조금 긴 호흡으로 보면 다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10년 정도 꾸준하게 그릴 생각이니 급할거 하나도 없다. 이 글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