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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너 Jan 07. 2016

어느 날 치과를 나서며

왜 사람들이 치과를 두려워하는지 아니?

말도 못하는 상황에서

눈을 가리기 때문이야.

오로지 자유로운 건 청력.

그러나 눈은 감을 수 있어도

귀는 닫을 수는 없기에

그 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를 듣지

온갖 기계음

의사와 간호사가 주고받는

알듯 모를듯한 대화

당신이 할 수 있는거라곤

몸부림치거나

인상을 찌푸리거나

으윽으윽

동물같은 소리를 내는 것 뿐이야

입술은 말라 불품없이 갈라지고

수시로 석션기로 빨아들여야 할만큼

침이 흐르지

당신은 고문을 체험하는거야.

수치심과 무력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고통이 엄습할지

알수 없을때의 긴장감

그러고 보니

치과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문과 장애의 고통을 한번에 체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 아닐까.

더불어

순식간이 통장이 탈탈 털리는

빈곤의 공포도 빼놓을 수 없는

그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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