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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 출 남 Jul 02. 2023

핸드 드립 커피와 함께하는 느긋한 여행

커피를 통해 만나는 나만의 시간



작은 창밖으로 흘러드는 아침 햇살과 함께 깨어난 나는 아직 반쯤 물든 눈을 비비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는 청풍호반을 산책하며 저녁노을을 감상한 후, 향기 나는 빵이 즐비한 소박한 제빵소에서 알록달록한 빵을 손에 넣었다. 그 속에는 따스한 사람들의 웃음과 이야기가 가득했고, 그것이 지난밤 나의 잠결에까지 이어졌다.


이제 그 꿈결에서 깨어, 여유로운 주말 아침의 시작은 바로 이 순간이다. 창가로 들어오는 빛을 따라 탁자 위로 흐르는 아침 햇살에 의해 은은하게 밝혀진 빵 바구니를 꺼낸다. 그 안에서는 어제 제빵소에서 맡았던 빵들의 따뜻하고 달콤한 향기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그 향기와 함께 이어지는 것은 핸드 드립으로 준비하는 커피의 과정이다. 커피는 에스프레소와는 다르게, 각종 레시피부터 원두 입자의 굵기, 그라인더 세팅, 물 온도와 시간, 무게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 세심함이 어렵게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제조 과정에서 느껴지는 집중력과 세심함이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천천히 내려가는 커피를 바라보며, 내린 커피의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입에 첫 모금을 머금는 순간, 그 깊고 풍부한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그 맛은 제빵소에서 향기롭게 구워져 나온 따끈한 빵과 어우러져, 감미로운 아침의 시간을 만들어낸다.


스마트폰도, 텔레비전도 멀리한 채, 오롯이 나 자신과 이 아침을, 그리고 커피와 빵을 즐기는 이 시간. 그것은 단순히 즐거움 이상의, 나만의 시간, 나만의 여행이다. 그것은 여유로운 주말 아침, 그리고 핸드 드립 커피를 통해 만나게 된, 나만의 느긋한 여행이다.


나의 미니멀한 삶에서 찾아낸 이 특별한 여유로움이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시간이다. 이것이 바로 여유로운 주말 아침, 그리고 핸드 드립 커피와 함께하는 나만의 느긋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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