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 출 남 Jul 28. 2023

응급차의 긴 시간, 수술 후의 고통

아내의 따뜻한 보살핌이 비추는 인간의 빛깔



이번주 화요일,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하기로 했다. 그러나 배 아래쪽이 꼬집듯이 아파왔다. 동네의 소규모 병원을 두 군데나 찾아보았지만 큰 문제없어 보이며 장염에 관련된 치료법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다음 날인 수요일 오후에는 오른쪽 아래가 아픈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 좀 더 큰 병원에 가서 CT를 찍어보니 맹장염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무거운 마음으로 큰 병원으로 향하는 길에 차를 끌고 온 내 모습을 본 아내가 알림을 받고 급히 달려왔다. 생전 처음으로 구급차에 그것도 환자가 누워서 실려가는 침대에 누워봤다. 정말 빠르게 큰 병원에 도착하였다. 그곳은 수술이 가능한 상급병원이었으나 밤에는 수술을 진행할 인력이 없다고 하여 구급차를 불러서 이동해야 했다.


회사를 조퇴하고 급히 달려온 아내, 그녀와 함께한 구급차의 경험이 정말 새롭고 감동적이었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경험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었지만, 그래도 내 안에는 편안한 마음 상태가 있었다. 어차피 마취가 되면 의식이 없어질 테니 수술이라는 것에 대한 긴장은 덜었다.


그러나 수술 이후가 문제였다. 회복실에서 깨어나자마자 정신은 몽롱하면서도 복부에서 오는 통증은 어마어마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의 감각이었다. 아픔을 덜어달라고 간호사에게 부탁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직전 물어본 무통주사라는 마약성분이 들어간 주사는 마치 예고했던 것처럼 퇴원할 때까지 큰 도움이 되었다.


두 박 두근거리는 두 날의 입원 기간, 불편한 입원실에서 고생한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아내 없이는 누가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케어를 해주겠는가. 그리고 다른 사람이었으면 옆에서 케어해 주는 게 불편했으리라 생각했지만, 배우자는 단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안겨주며 더 깊은 연결을 형성해 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뜨거운 여름, 사랑과 감사로 채운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