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갈구해.

너는 날 목마르게 하니까

by 양윤영

나의 세상은 온통 증기로 가득했다.

마실 수 없는 수분은 공중에 떠다녔고 나는 늘 목이 말랐다.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은 내 세상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널 찾기로 했다.

너를 갈구했던 오랜 세월을 이기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세상을 돌아다녔다.

너의 모습을 알지 못하지만 너를 찾아 해메었다.

아주 긴 나날들을.

하지만 나는 널 찾지 못하고 다시 내 세계로 돌아왔다. 나는 이미 많이 낡았고 아주 지쳤으므로 나는 외로움을 느끼는 것조차 할 힘이 없었다. 나는 문득 내 앞에 가득한 증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제 그만 인정하기로 했다.

내가 지금껏 찾아다니며 갈구했던 '너'는

지금 내 앞에 있다는 것을.

그저 형태가 모호히 흩어지는 증기일 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