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주부생활

홈베이킹이야기

by 올리브와뽀빠이

해외 생활을 하면서 해가 지날수록 살림지수도 하나씩 늘어가는데 눈에 띄게 쓸모 있고, 나도 즐겁고 타인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홈베이킹이다. 한국에서 대학 다니며 자취할 때도 없는 살림에 집에서 요리하며,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거 좋아했고, 본가에 내려갈 때면 베이킹 수업들을 듣곤 실습해서 가족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기도 했다. (정작 나는 크게 디저트를 좋아하지 않고, 달달구리를 즐기지 않는다.)


홍콩에서는 주방이 너무 작다는 핑계로, 싱가포르 처음 와서는 너무 덥다는 핑계로, 출산 후엔 바쁘다는 핑계로 요리조리 피하다가, 아이들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면서 눈이 호강하는 컵케이크는 너무나도 비싸고, 어차피 학급 친구들 알레르기 유무에 맞춰 맞춤형 재료를 써야 하기에 슬슬 홈베이킹에 다시 관심을 주기 시작하였다. 케이크뿐만 아니라, 디저트는 꼭 챙겨 먹는 나의 파트너님께서도 베이킹을 늘 독려해 주기에 기분 좋으면 연달아 구워 나르고, 또 더운 날씨에 지치면 한동안 파업하기도 하는 내 마음대로 운영하는 나만의 부엌.

홍콩 제니 쿠키

홍콩 살 때도 줄 서서 안 먹다가 싱가포르로 이주 후 괜스레 홍콩 향수병을 달래고자 한다는 이유를 붙여가며 홍콩 출장 가는 남편에게 꼭 줄 서서 사 오라고 했었는데, 이젠 그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맛있는 나만의 버터 쿠키. 아이 친구들이 엄지 척해주는 손이 계속 가는 마법 쿠키. 유일한 단점은 짜는 주머니 짜면서 손목 나가는 줄. 그래도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내가 너무나도 버터 쿠키를 좋아하니 당분간 또 무한 생산할 듯.

딸기 마카롱

두 통 구워놓으면 학교 다녀와서 순식간에 없어지는 아이들의 최애 간식

오리지널 바닐라 마들렌

제일 쉽고 제일 무난하고, 밖에서는 안 사 먹게 되는 마들렌인데 습한 이 나라에선 굽자마자 먹어야 맛있음. 몇 시간 지나면 이미 눅눅.

레몬 마카롱

색감도 짱, 맛도 짱. 상콤 달콤 맛난 레몬맛 마카롱


한동안 마카롱에 너무 꽂혀서 아이들 잠들고 나면 에어컨 빵빵하게 켜고 머랭 올리고 열심히 만들었는데, 더운 나라에서 마카롱 꼬끄 성공 시키기 여간 힘든 게 아니더라. 마카롱 만들고 싶어 건조한 나라로 이사 가고 싶었던 마음이 드는 홈베이커.


늘 디저트류, 구움 과자 아니면 간단 컵케이크였는데, 얼마 전부터 매 주말마다 굽고 있는 치아바타. 이번 학기부터 학교식당 밥 먹기 싫다고 하여 도시락 싸는 횟수가 급격히 늘었는데 그래서 더 자주 돌리게 되는 오븐에서 갓 나온 빵으로 샌드위치 만들어 먹고, 식전빵으로 먹고. 열심히 사놓은 빵틀로 다시 힘내서 엄마의 주방을 가동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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