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웠던 한국의 봄
꽃피는 봄날이 좋고, 낙엽 떨어지는 가을이 좋은 내가 일 년 내내 여름나라에 살면서 제일 그리운 봄날씨.
아이들과 7년 만에 꽃구경은 너무나도 설레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부터는 일 년에 꼭 한 두 번은 한국으로 여행을 다녀오라는 신랑의 추천으로 또 아직은 상대적으로 가까운 나라에 살고 있기에 감사하게도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가봤던 곳 또 가면 뭐가 재미있을까 싶지만, 갈 때마다 유행에 민감한 한국의 트렌드를 따라가기엔, 한국의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기에는 하루하루 시간이 아까울 뿐. 특별히 이번 고국 방문엔 서울 투어 2박 3일까지 알차게 했다.
한국의 문화를 알려줄 수 있는 남산 한옥마을/ 고궁투어/ 남대문 시장/서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울 N타워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았던 곳은 용산 전쟁 기념 박물관! 제일 친한 같은 반 친구가 마침 같은 시기 서울에 여행을 와있는데 같이 만날 장소를 정하다가 내가 생각해 낸 곳은 전쟁기념 박물관. 우리에겐 한국전쟁/ 그 친구의 가족에겐 2차 세계대전을 겪은 가족역사가 있기에 아이들도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하는 나이가 되어서 선택했는데, 모든 걸 다 이해는 못했지만 그래도 알찬 역사공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설명해 주기 위해 공부했던 나에게도 말이다.
흩날리는 벚꽃만 봐도 좋고, 떨어지는 벚꽃 잎 하늘 위로 날리며 친구들과 눈 내린다고 깔깔대는 아이들의 모습만 봐도 좋고, 봄바람에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경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일상에서의 소소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여행/ 고국 방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