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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gine May 14. 2019

2. <fourvière>


기숙사가 있었던 곳은 프랑스 리옹- 그곳에서도 구시가지가 있는 vieux lyon 역 근처였어요.

프랑스 관광 책에 나온 리옹의 페이지에서 꽤나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지역이었으니,

꼭 가봐야 할 곳과 더불어 도시의 중요 관광지인 셈이었죠.


이곳에서의 생활이 일상이 될 무렵은, 사진 속 남자처럼 낮은 곳에서 성당을 올려다볼 때가 더 많았어요.

워낙 높다 보니 어딜 가나 눈에 띄기도 했구요.


바질리크 양식의 성당이 있는 푸르비에르 언덕은 리옹의 상징이기도 했어요.

처음 리옹에 도착하고서 관광지 느낌으로 올라 가본 적이 있는데,

높은 곳에서 리옹을 내려다보며 관광지마다 이런 높은 스팟은 꼭 필요한 걸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쉽게 올라가는 퓨니큘라(곤돌라 같은 이동 수단)도 있었지만, 동전을 긁어모아 내일 먹을 우유를 사기에 급급했던 때였기에 늘 숨차게 언덕을 올라가야지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언덕에 다다랐을 때면 늘 극적인 느낌을 받았었더랬죠.


그 기분을 잊지 않고 있다가, 서울로 돌아가기 전 날, 마지막으로 올라가 봤었습니다.

처음 올라가 내려다봤을 때보다 많은 길과 광장이 보였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10개월 지내며 열심히도 도시를 후벼다닌 덕택이었겠죠.

내 의지로 이곳에 왔고, 마찬가지로 자의로 서울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끝끝내 나는 관광인도, 일상인도 아닌 그 어중간한 상태의 외국인으로 지냈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했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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