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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ina Mar 04. 2019

현실 연애의 모든 것,  다음웹툰 [N번째 연애]

순정만화가 재밌기 위해 꼭 필요한 게 뭘까? 바로 주인공 감정에 대한 ‘공감’이다. 즉, 그들이 사랑하고 이별하고 다투는 과정들이 매끄럽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것 같지만 이 당연한 것이 잘 되지 않는 만화도 많다. 그 둘이 주인공이라는 건 알았지만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거다. 너무 뜬금없이. 아무리 좋은 소재, 캐릭터, 기발한 전개과정을 썼다 해도 감정선이 매끄럽지 않으면 순간 몰입이 깨진다.


다음웹툰 <N번째 연애>는 감정선에 있어 탁월한 순정만화다. 캐릭터의 포지션도 흔하고 (여주인공 1, 남주인공 1, 여주인공의 전 남자 친구, 남주인공 좋아하는 쭉빵녀) 상황도 순정 만화스럽지만(?), 그들의 감정을 아주 세밀하고 노골적으로 묘사한다. 그래서 현실 연애를 생각해보게 한다.


사람들의 반응. 깨알같은 행동에서 현실감이 장난 아니다.



줄거리

제목부터 ‘뭔가 있다’는걸 짐작하게 해주는 N번째 연애는 단 1화부터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여주인공 유나리는 5년이나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전남친 지평선이 새로운 여자를 만나 두 달만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배신감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마음을 달래보고 클럽을 가서 놀아도 헛헛한 마음을 풀 곳이 없던 와중, 친구의 소개로 새로운 남자를 만나게 된다. 외모는 별로지만 스펙은 짱짱하다. 그러나 대화도 통하지 않고 마음이 맞질 않아 인연 만나기가 어려움을 느끼고, 왠지 모를 허탈감에 휩싸인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보내던 와중 또 다른 소개팅을 하게 되는데.... 그는 운명의 남자였다. 그렇게 시작된 연애를 하며 벌어지게 되는 현실 연애 이야기.




캐릭터들의 진솔한 인터뷰

가끔 이렇게 주연, 조연 가릴 것 없이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실 연애의 끝판왕으로 불렸던 영화 <연애의 온도>에서도 이런 포맷이 나온다. 작중 캐릭터들의 진짜 생각이나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게 함으로써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연애 경험이 많을수록 좋냐는 질문에 각기 다른 상반된 생각과 주장을 하는 나리 친구들의 대사를 삽입함으로써 어떤 게 더 나은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긴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제시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완벽하지 않다.

그동안 어떤 순정만화들만 보아왔는가. 키도 크고 잘생겼는데 능력까지 출중해 모두가 우러러보지만  여자만을 평생 (결혼하고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비현실적인 남자, 가끔은 덜렁대고 외모는 평범하지만 나름대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여자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들이 태반 아니었던가. ‘에이, 세상에 저런 남자가 어디 있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대신 채워주는 환상에  빠지진 않았던가.


<N번째 연애> 나오는 캐릭터들도 언뜻 보면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제외하고 훈남훈녀인 데다가 소개팅으로 만나 사랑에 빠졌다는 점에서 만화스럽다. 하지만 무기는 가끔 오래된 동네 여사친의 빵빵한 몸매에 흔들리기도 하고, 자신의 영역에 여자 친구라도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냉정함도 가지고 있다. 나리는 남자 친구의 미래보다 자신의 질투심과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은 이기적인 면도 보이고, 전남친을 확실하게 끊어내지 못해 남자 친구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독자들의 욕을 먹는다. 누가  잘못했느니 의견이 분분하다. 그리고 이내 그들을 이해한다. 본인들이 그랬으니까, 혹은  비슷한 상황에 놓여봤고 비슷한 감정을 느껴봤으니까. 헤어질  싸우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다시 사랑하는 바보 같은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림체나 연출도 물론, 훌륭하다. 작가 시점으로 주인공들의 감정을 덤덤하고 객관적으로 말하려 하는 점도 좋다. 현실 연애를 맛보고 싶다면 과감히 추천하는 웹툰 <N번째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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