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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ina Mar 07. 2019

검사실에서 마주하는 인생의 파열들, [검사내전]

검사는 원래 이렇게 글도 잘 쓰는 건가? 단순히 정치, 경제 분야 15위권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이 책을 집어 들었던 것은 아니다. 한때 잠깐 로스쿨에 진학할까 고민한 적이 있어 법조인의 삶에 대해 찾아본 적이 있다. 그래서 ‘검사’라는 직업이 단순 전문직 이상으로 다가왔다. ‘검사내전’이라는 제목, 귀여운 일러스트가 눈에 확 들어왔고 법률 사건을 소설처럼 재밌게 풀어갈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예상대로 좋았다. 작가님의 필력이 타고나게 좋았다. 소설도 재미있게 잘 쓰실 것 같았다. 문장이 짧지 않고 묘사한 것도 많은데 술술 읽히는 맛이 있다. 그리고 표현이 다 찰지다. 어려운 문제를 가볍게 풀어나가는 맛이 있다. 거만했던 속마음도 숨김없이 내비치는 진솔함에 왠지 정감이 간다.


육성으로 터졌다.



왜 법률 ‘서비스’라고 하는지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찰나의 순간을 다루는 호텔리어와는 달리,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어깨에 짊어질 수 있는 법조인이 고객을 대하는 것은 ‘서비스직’이라 할만하다. 어쩌면 호텔리어보다 훨씬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언뜻언뜻 동병상련을 느끼기도 했다.


아, 속 시원해.



회사 생활의 고단함을 엿보다가도 정치와 경제, 법률 문제까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스타벅스 커피 3잔도 안 되는 값으로 웬만한 회사 못지않은 꼰대 중의 꼰대 문화에 답답함을 느끼다가, 이에 반박하는 김웅 검사의 필력에 마음이 뻥 뚫리다가, 그의 짠내나는 일상에 피식피식 웃다가,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에 상황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책의 마지막 장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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