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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ina Oct 26. 2020

사람들은 요즘 쇼핑몰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패션 유튜브를 보며 느낀 점들 내 사업에 적용하기

처음에는 신사임당, 창업다마고치, 정다르크 등 '스마트스토어 운영법'에 대해 유명한 유튜브들을 보며 쇼핑 광고나 SEO 등 스마트스토어의 노출이나 유입에 관한 문제에 좀 더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인스타그램 유료 강의까지 들어가며 몇 달째 매일같이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나만의 마케팅 채널을 개발할 겸, 추후에 제작 의류를 생산할 때 맨 땅의 헤딩이 되지 않을 겸 개인 블로그에 패션 소재 공부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패션 관련 유튜브 채널도 보게 되었다. 나는 어떤 콘텐츠를 보더라도 댓글을 꼭 읽는 습관이 있는데 댓글에는 많은 고객들의 외침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운영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인사이트들이 중구난방이라 기록해보고자 한다.


여성의류가 어려운 이유는 각기 다른 여성들의 취향 때문이다.

예전에는 여성의류가 어려운 게 지나친 가격 경쟁, 낮은 마진, 육체적 노동, 하루가 멀다 하고 생기는 쇼핑몰 때문인 줄 알았다. 하지만 더 치명적인 것은 모든 여성들의 취향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르다는 것이다. 마치 똑같이 일치하는 이상형은 없듯 여성들의 취향은 알 수가 없다. 옷을 볼 때 소재나 길이감(총장만 보지 않는다.) 시보리 여부, 목 늘어 짐 여부, 퍼스널 컬러에 맞는 색감, 포켓의 모양 등등등... 살피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많았다. 단순히 디자인이 맘에 든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도 체크한다. 그러다 보니 단골 쇼핑몰이 생기기가 쉽지 않다. 맛있는 식당이라는 건 어느 정도 기준이 있지만 의류는 기준이 없다. 미시 의류, 임산부복, 직장인 룩, 10대 캐주얼, 페미닌룩 등 스타일은 크게 나눌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다르다. 이 때문에 BEST 영역에는 무난한 기본 스타일이 즐비할 수밖에 없으며 브랜딩이 되어있지 않은 개인 쇼핑몰들은 고객들의 고정적 선택을 받기가 어렵다. 과연 이런 환경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태초에 명품 의류는 사람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브랜드 중 일부는 창립 초창기 때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데부터 시작됐다. 사치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예를 들어 버버리 코트로 유명한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는 고무 재질로 무겁고 불편해서 버버리가 '개버딘 원단'이라는 소재를 개발해 가볍지만 보온성은 높였다.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해준 것이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없었으니 당연히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다. 나는 여기에서 미약하게나마 인사이트를 얻었다. SEO도 중요하지만 과연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지금처럼 누구나 쇼핑몰을 하는 시대에 단순 차별화 문제가 아닌, 고객이 가려운 곳은 어디인가. 찾을 수는 있는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해야 한다. 만약 철저히 스타일만으로 성장한 명품 브랜드가 있다면 그 원인을 파악해봐야겠다.


나처럼 싸구려 쇼핑몰에 지친 소비자가 꽤 많다.

나는 프로 인터넷 쇼핑러였는데 (지금도 지출의 50% 이상은 온라인이 차지한다.) 내 스타일에 딱 맞는 쇼핑몰도 없었을뿐더러 잘 나가는 대형 쇼핑몰들은 중국에서 떼온 싸구려 옷들을 팔아 퀄리티가 너무 낮았다. 그렇다고 브랜드를 사자니 비싸고, 도무지 중국 제품은 쓰기가 싫고. 중국 제품이라고 다 안 좋은 것은 아니지만 시장 가격 자체가 터무니없이 낮아져서 판매하는 제품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소비심리 위축이나 경기 불황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대형 쇼핑몰이 그렇게들 운영하고 매출이 잘 나온다는 건 소비자가 선호하는 가격대가 그 가격일 수 있다는 뜻 이리라. 하지만 받아봤을 때 실망스러운 실물과 한 두 번 세탁하자 두 번 다시 입을 수 없게 되면서 실망하는 고객도 더러 있었다. 철새처럼 여기저기 쇼핑몰을 이용하고 주문하기 전에 괜찮을까 두려움에 떠는, 유명해서 기대했는데 보기보다 실망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사진을 잘 못 찍고 몸매가 평범하다는 게 강점이 될 수 있다.

나는 보정은 꽤 할 줄 알지만 전문적으로 포토를 배운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수준의 사진 퀄리티가 아직도 안 나온다. 옷을 조금 더 예쁘게 보이게 하는 포즈는 제법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타고난 몸매가 좋은 편은 아니라서 모든 옷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는 없다. 포토샵도 많이 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실물은 예쁜데 사진만 보면 구매욕구가 떨어지는 옷들이 많아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온라인 장사에서 사진의 퀄리티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유명 인터넷 쇼핑몰의 구매 후기가 담긴 유튜브 댓글을 보면 과하게 마른 모델핏이거나 손 위치나 가방 등으로 옷의 약점들을 가려 실제로 받아 봤을 때의 간극이 커서 오히려 좋지 않은 구매 경험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고객은 나처럼 사진만으로 제품의 퀄리티나 핏을 예측할 수 없어 실제와 유사한 핏이 중요했고, 지나치게 다이어트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가 되었다. 사진은 훨씬 부 해 보이게 나오기 때문에 마른 몸을 유지하는 건 필수적이지만 골반은 없고 허벅지 안쪽 살은 튀어나와있고 승모근이 살짝 있고 뱃살이 있어 커버가 필요한 나의 몸은 오히려 고객들이 공감하고 구매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요즘 고객들은 쇼핑몰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 사이에서 내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판매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가장 기본적으로 신뢰를 주는 것과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기분 좋은 쇼핑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일단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이상의 가치는 점차 찾아 나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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