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다

[ 도움은 안되는 한국어 단어장 5 ]

by 레잉

달다

1. 꿀이나 설탕의 맛과 같다.

2. 흡족하여 기분이 좋다.


어릴 적 나는 동생과 같이 검도를 배웠었다.

정확히는 내가 먼저 시작을 했고 동생은 나 때문에 시작을 하게 되었다.


나는 검도를 배웠던 이웃집 언니 오빠를 보고 내 의지로 검도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동생은 누나인 내가 검도를 한다는 이유로 동생 의지와 다르게 시작하게 되었을 것이다.


검도장을 다니려면 부모 동반이 필수였고 엄마와 내가 가려면 동생 혼자 집에 남아야 해서 부득이하게 같이 따라와야 했다.

같이 따라올 수밖에 없었던 동생은 에너지 넘치는 4살 유치원생이었고 수업 내내 당연히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그런 동생을 보고 검도 선생님은 시끄럽게 떠들 거면 같이 검도를 배워 보라고 하셔서 초등학생들과 같이 검도를 배우게 되었다.


뭐든 재능이란 게 있는 걸까.

나와 다르게 동생은 초등학교를 올라가면서 점점 이름을 알리는 선수가 되었다.

공부 빼고 동생은 다 잘하긴 했지만 검도는 유독 재능이 있었는지 대회만 나가면 우승을 했다.

우승 아니면 준우승.


우승하면 갖고 싶은 것 하나 사주겠다는 엄마와의 약속에서 동생은 스타벅스 프라푸치노를 자주 골랐다.


나였다면 예쁘고 비싼 옷이나 장난감을 말했을 텐데 동생에게 우승이 얼마나 잦은 일이었을까 증명이 될 정도로 비교적 쉬운 포상 선물을 골랐었다.


동생이 우승과 맞바꾼 프라푸치노.

요즘 따라 그 프라푸치노 맛이 궁금해졌다.


때마침 내일까지 써야 하는 쿠폰이 하나 남아 있었던 게 생각이 났다.

점심시간에 스타벅스를 찾아가 동생이 시켰던 음료와 같은 "카라멜 프라푸치노"를 시켰다.


동생이 그 음료를 너무 행복하게 마셨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한입 마셨다.


너무 달았다.

상상 이상으로 달았다.


이 맛에 동생은 행복을 느꼈으나 나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독한 단맛은 나에게 여러 생각을 들게 했다.


동생은 한 경기마다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아무리 많고 많은 우승이라고 해도 쉽게 얻은 우승은 단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다.

노력과 고생 끝에 얻은 "카라멜 프라푸치노"와

내가 오늘 쿠폰을 쓰고 공짜로 얻은 "카라멜 프라푸치노"는 당연히 맛이 달랐겠지.

애초에 비교를 하지 말아야 했다.


알고 싶었지만 도저히 알 수 없는 맛이라는 걸 이제야 나는 깨달았다.

나는 평생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었겠지.

그 맛을 알지 못했고 우승 한번조차 해보지 못한 나이지만

그런 나에게도 우승만큼의 행복 그리고 카라멜 프라푸치노만큼의 단맛을 주는 특별한 음식이 있다.

그 맛을 동생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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