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없다

[ 도움은 안되는 한국어 단어장 6 ]

by 레잉

필요없다 [必要없다]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없다.


인생 처음 한국으로 가본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공주에서 보낸 이야기


아직 한국어를 배운지 1년도 안 됐을 때 그리고 한글을 읽는 법만 알고 뜻은 알지 못했을 때.

수업이 끝나고 나는 친구와 같이 학교 근처 마트를 갔다.

그 친구는 나보다 한국어를 잘했던 친구라 믿음직스러웠다.


마트를 들어가서는 호기심으로 사지도 않을 것들만 열심히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마치 장 보러 온 주부인 척을 했지만 누가 봐도 구경만 하러 온 고등학생이었을 것이다.

구경하던 와중에 직원 아주머니가 "이것 좀 드셔 보세요" 라고 시식용 떡을 건네주셨다.

먹으려고 손을 뻗었더니 친구가 먹지 말라며 아주머니께는 냉정하게 "필요없어요" 라는 말을 건넸다.


언어 능력은 부족했으나 그 한마디로 아주머니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것은 아주머니 표정을 보고 눈치챘다.

친구한테 왜 먹지 말라고 했냐고 물어봤더니 시식은 먹어보라고 있는 게 아니라 사라고 있는거라고 시식 받으면 무조건 사야 하게 되니까 절대로 먹으면 안 된다고 혼났다.


"필요없어요"


친구는 알고 있는 거절이 이것밖에 없어서 그랬겠지만 시간이 지나고도 문득문득 생각이 났다.

생각이 나서는 그 상황에는 어떤 말이 옳았을까를 생각했다.

정중한 거절이었을까. 아니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애매한 거절이었을까.


의도가 어떻든 말 한마디로 사람 마음을 좌우한다는 것을 이때 배웠다.

이때를 교훈 삼아 같은 말이라도 최대한 예쁘게 아니면 기분 덜 상하게 해주는 말을 골라서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