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움은 안되는 한국어 단어장 7 ]
인생 처음 한국으로 가본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공주에서 보낸 이야기
아직 한국어를 배운지 1년도 안 됐을 때 그리고 한글을 읽는 법만 알고 뜻은 알지 못했을 때.
나보다 한국어를 잘해서 믿음직스럽게 여기던 친구가 감기에 걸려 열이 났다.
기숙사에서 지내다 보니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해야 했지만 친구는 아파서 자느라 식사시간을 놓쳤다.
한국어 능력이 초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던 나는 혼자서 어디를 다닌 적이 없었지만
아픈 친구에게 뭐라도 먹여야 할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으로 혼자 마트를 향했다.
마트에서는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아 바구니에 담았다.
담는거야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계산한다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계산하면서 무슨 말을 할까. 금액을 못 알아들으면 화내지 않을까.
온갖 걱정을 했더니 계산대 아주머니가 유독 무섭게 보였다.
일본에서는 그 당시 비닐봉투가 무료여서 필요여무를 묻지 않고 계산하면 반드시 봉투를 같이 줬다.
그래서 봉투를 달라는 말을 해야 할 거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봉투라는 단어를 몰랐고 봉투를 설명하려니 더 말이 나오지 않았고 계산은 빨리도 끝나버렸다.
담아갈 봉투가 없으니 매고 갔던 가방 안에 꽉꽉 눌러담아서 어찌저찌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봉투라는 단어를 찾아봤다.
다음에 가면 꼭 봉투 달라고 말해야지 하며.
그런데 봉투가 아니라 봉지가 맞는 말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