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에서 익은, 토마토 이야기
지난 7월 중순,
서울시에서 청년들에게 지역살이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진로탐색의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 (서울시 청년허브 별의별 이주 OO)이 있어, 마침 여름휴가를 보낼 겸 신청을 했고, 강원도 춘천 고탄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2주간 지역에서 살아보는 시간이 주어졌다.
이미 몇 년 전에 귀농, 귀촌을 하신 분들이 토양을 잘 마련해 놓으셔서 다양한 마을자치 프로그램이 있었다. 2주간의 시간은 나이 들기 좋은 마을(나좋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돌봄 등에 함께 참여했었다.
책을 쭈욱 읽으며
춘천에서 보낸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농작물들을 가꾸는 일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나였는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은
내게는 신세계였다.
얘가 생긴 건 이래도, 참 맛있지 -
내가 오전에 해야 하는 일은
아침마다 홀로 계시는 어르신 댁에 찾아가
담소를 나누는 일이었다.
90이 넘어서도 정정하신 할머니가 집 앞에서 키운 방울토마토라며 건네주신 토마토는 정말 탱탱하고 달달하니 맛있었다.
마트에서 사 온 토마토보다
저희가 키워서 먹으니까
더 맛있어요!
도시에서 자라며 얼굴에 웃음이 없어진 아이들,
농촌으로 유학, 전학을 오기 시작하면서
부모들이 알아챌 만큼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학교를 마치고 온 아이들은 센터 앞마당에서
닭에게 모이를 주거나
축구를 하거나
해먹을 즐기거나
자신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고
실컷 자신들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었다.
우리들이 보기에
아이들은 그냥 ‘노는’ 것 같았지만
또 그 안에서
한 뼘씩 제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토마토의 붉은 껍질은
자연적으로 잘 익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강제로 빨갛게 된 토마토에 대해서는 붉은색이 반드시 잘 익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잘 익지도 않은 토마토를 사서 먹게 될 수도 있고, 아마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토마토를 한 입 먹어보기 전까지는 그게 어떤 토마토인지 알 길이 거의 없다
겸손은 우리의 믿음이 자연스럽게 성장하기 위해,
성장하기도 전에 미리 정해져 있는 인위적으로 성숙하게 꾸며진 해답들을 버려두라고 가르친다.
겸손은 답을 아는 것에는 관심을 덜 기울이고,
답을 ‘배우는 일’에 더 관심을 기울이도록 가르친다.
오늘의 북캉스는
토마토 농장에 다녀온 것 같은 날!
그런데....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가,
엇! 하고 발견한 몽골 선교사님의
방토 수확의 현장과 짧은 소회의 피드 :-)
시간은 더디 흐르지만
그러나 열매는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