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은알지요
낮시간에 아직 떠있는 손톱만한
낮달을 본 적 있나요?
영분아, 저기.”
영분이는 송화의 손가락 끝을 쫒아 하늘을 보았다.
“어쩜, 구름이 하나도 없네.”
“그게 아니고 낮달이 떴잖아.”
영분이가 하늘 한쪽에 희미하게 뜬 낮달을 보았다.
“낮달은 우리 아버지이기도 하고 너이기도 해.”
“무슨 말이야?”
“달이 낮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하늘에 떠 있는 건 확실하잖아.”
”그런데?”
“서울에 있는 네가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내 가슴속에 낮달로 떠 있을 거란 말이야.”
“송화야, 너도 내 낮달이야.”
“너, 방학 때마다 온다고 약속했지?”
“정말이라니까.”
송화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 김향이 장편동화 <달님은 알지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