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joicewons Feb 23. 2021

어린이의 세계

01. 아이들은 이야기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동화책 한 권을 읽어주는 시간은 약 20여분.


책을 읽는 중간중간, 어떤 단어 하나를 만나면 조잘조잘 재잘재잘 아이들 저마다의 이야기보따리가 풀린다. ‘고작 아홉살 아이’라지만, 언제 그렇게 모았는지 이미 아이들의 머릿 속에는 단어보따리와 이야기보따리가 한가득 들어있다.




어느 날, 발명왕 에디슨 이야기를 읽는 중에, 뉴욕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내가 물었다.


“뉴욕은 어느 나라에 있는 도시일까?”


그러자, 내가 기다렸던 “미국”이라는 대답 대신, 그 작은 아홉살 아이의 머릿 속을 유영하고 있던 ‘미국 이야기보따리’가 낚시줄에 제대로 걸린 물고기처럼, 팔딱팔딱 튀어나왔다.


“저 알아요! 근데요 선생님, 우리 엄마랑 아빠는 정말 신기하게 만났다요? 저희 엄마랑 아빠가 서로 좋아하기 전이었는데, 엄마가 미국에 여행하고 있을 때 아빠도 여행을 하던 중이었대요. 거기에서 딱 만난거래요. 진짜 신기하지요?”


눈을 반짝이면서 ‘뉴욕 잘 아는’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아이 앞에서 나는 그저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줄 뿐.




안타깝게도 동화책 읽는 20분 동안,

모든 순간, 모든 이야기에 귀기울여 들어주지는 못한다.


‘쉿’

‘자, 들어봐.’


아이들은 동화책 읽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


언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는지

언제 휘리릭 풀어놓을지 알수는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혼자 읽을 때와는 또 다른 세계를 여행하게 해주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1 연말결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