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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joicewons Mar 20. 2022

서점 다녀오는 버스 안에서

비효율적인 시간의 의미


언제부턴가 결과에 너무 연연한 나머지 결과를 내기까지의 과정을 매우 하찮게 여기고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을 오려고 여기까지 2시간이 걸렸는데.. 과연 효율적인 시간관리였을까? 난 계산하고 있었다.


아마도 생산적인 시간을 보낼 때 나의 만족도와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낼 때 나의 만족도가 매우 다르기 때문일테다. (이건 내가 어떤 일에 있어서 필요한 사람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기도 하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처럼. 일이 되게끔 만드느라 과정을 너무 무시한 채 살았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 순간 내가 노력하지 않은, 과정이 빠진 결과를 덜컥 얻었을 때는 나는 당황했다. 기쁘지 않았다. 고진감래. (고생을 다한 후에 달달한 것이 온다.) 지난 시간동안 내가 고생을 한 후에 기쁨이 있어야 하는데 기쁨이 없었다.


고생을 다했는데도 끝도 고생만 남는 고진고래 같은 경험을 하다보니, 어떤 힘든 일이 왔을 때 지속해야 할 이유와 목적을 상실한 것 같았다. 그래서 요 몇일 힘든 일은 일단 피하게 됐다.


그러나 오늘, 이 버스 안에서… 이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며 마음으로 들려오는 진리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죽음 뒤에는 부활이 있다.
모든 연단 뒤에는 소망을 이루게 된다.


인생에서 한번쯤 있는, 혹은 종종 나타나는 그 고생스러운 과정 자체를 스스로 즐길 수 있고, 누가 뭐래도 고생한 나를 스스로 토닥여주며 인정해주고 나아갈 수 있다면. 일을 마친 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타인이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낙심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종종 비효율적인 시간,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내야겠다. 멍 - 때리는 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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