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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한 주피 Oct 21. 2020

슬렁슬렁, 고개만 사알짝
그 정도만 흥이 돌게

01편

오늘의 선곡은 슬렁슬렁, 고개만 사알짝. 그 정도만 흥이 도는 음악으로 골라보려 합니다. 


멜로디나 리듬에 기분이 조금 올라올 정도, 딱 그정도. 

너무 업돼서 놀아야할 거 같은 기분 보다는 

살짝 슬렁슬렁으로 기분 좋은 생각과 추억에 빠질 정도로 골라보려 했는데요. 

물론 사람마다 그 기준은 다른 거니까요.. 


01. 에피톤 프로젝트 / 고백 (feat. 이진우 & 조예진 of 루싸이트 토끼) 


에피톤 프로젝트가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을 커버했습니다. 

델리스파이의 고백은 라디오에서 여전히 신청이 많이 들어오는 스테디 셀러로, 

아다치 미츠루의 [H2]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말 90년대 감성의 내용이죠. 만화를 안보신 분들은 만화도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무지 애정하는 만화입니다. 물론 요즘 성인지감수성에는 많이 어긋나 있습니다. 

예전 작품인 만큼 그런 내용은 욕하면서 치워버리고 큰 틀에서 만화의 여백과 감성만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무튼 에피톤 프로젝트는 작곡가 차세정의 솔로 프로젝트 활동명입니다. 

015B와 토이처럼 객원 보컬을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 

토이와 다른 점은.... 유희열씨보다 노래를 훠얼씬 잘합니다. ^^;; 

저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정규앨범 [유실물보관소]에 큰 빚을 졌습니다. 

당시 저는 성인가요 프로그램(업계용어로 일명 뽕프로)을 제작하고 있었는데요, 

당시 정말 많은 성인가요를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귀에 가득한 그 노래를 잠시라도 제거하기 위해서 방송 끝나면 [유실물보관소] 앨범을 들으면서 

업무 정리를 하면서 머리를 쉬다 왔는데요, 무지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저는 이 정규앨범이 제일 밸런스가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본인이 노래 부르는 부분이 커져가면서 조금 대중성을 잃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이건 제 개인적인 평가구요.  

이 버전은 에피톤 프로젝트가 정규앨범을 내기 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파스텔뮤직 5주년 기념 앨범 발표 후 문라이즈 레이블에 헌정하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표합니다. 

문라이즈는 델리스파이스의 리더 김민규가 2000년에 설립한 레이블로 

홈레코딩을 시스템을 처음으로 정착시킨 곳입니다. 

재주소년, 전자양 등 뛰어난 뮤지션을 발굴했구요, 

마이 앤트 메리, 토마스쿡 등 여러 뛰어난 뮤지션들의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파스텔 뮤직은 문라이즈에서 발매됐던 앨범 가운데 엄선해 소속 뮤지션들이 직접 편곡해서 3장의 CD로 구성된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파스텔뮤직 소속 아티스트는 요조, 타루, 캐스터, 에피톤 프로젝트, 센티멘털 시너리 등 지금 들어도 엄청난 분들이죠. 

90년대 노래를 00년대 후반 감성으로 살짝 밝게 터치해서 편곡했습니다. 


02. 스위트피 / We're Not Gonna Take It 


이 곡 또한 앞 곡에 이어지는데요, 2004년에 발표했습니다. 

스위트피는 델리스파이스이 리더 김민규의 솔로 프로젝트 이름입니다.  

스위트피의 꽃말은 '새 출발'이라고 하는데요, 델리스파이스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We're Not Gonna Take It'은 80년대 LA메탈을 들으셨던 분들이면 다 아시는 바로 그 노래입니다. 

Twisted Sisters의 히트곡으로, 뮤지컬 영화 [Rock of Ages]에서 톰 크루즈가 부른 버전도 있습니다.  

저 또한 중고딩 때 LA메탈과 스피드메탈을 조금 들었어서, 이 노래를 처음 듣고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노래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하면서요. 정말 살랑살랑하게 만들었는데요, 

저는 간주에 사용된 악기가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들으신다면 의견이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03. 박소은 / 고강동  


일단 가사가 참 귀엽습니다. 곡도 재미지구요. 

박소은 2015년에 [슈퍼스타 K] 시즌 7에 출연했구요, 제27회 유재하 음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올해 봄에 발표한 첫번째 정규앨범 [고강동]의 타이틀 곡입니다. 

앨범에는 다양한 분위기의 곡이 수록돼 있는데요, 참 세상을 향해 당당히 자기 얘기를 한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냥 덤비는 게 아니라 심각하지 않고 장난과 진지 사이를 잘 오가면서 얘기를 합니다.   


04. 오소영 / 멍멍멍 


오소영씨는 1996년 제6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가을에는'이란 곡으로 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목소리가 정말 좋으신데요, 기회되면 '가을에는' 노래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뒤로 2001년에 정규앨범 [기억상실]을 발표했구요, 2009년에 2집 [A Tempo], 

그리고 올해 5월 정규 3집 [어디로 가나요]를 발표했습니다. 

참 텀이 길죠? 조동익, 장필순으로 대표되는 하나음악 사단의 마지막 주자로 활동했습니다. 

최근에 재주소년 박경환씨가 만든 레이블 애프터눈레코즈로 옮겨 발표한 앨범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뮤직비디오 또한 SNS로 견주, 견묘들의 영상을 지원받아 만들었습니다.  

어여 더 건강해져서 많은 노래를 만들고 불러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3집 앨범 소개글만 봐도 그 무게감이 느껴지는데요, 그대로 옮겨봅니다. 

하덕규 (시인과 촌장)

  오소영의 노래는 위로하면서, 질문한다. 쓸쓸한 존재들인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정말 멋진 어법을 가진 우리 시대의 아티스트이다

고찬용 (낯선 사람들)

  삶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가사가 아름답다.

  유별나지 않은, 자연스러운 어울림들이 일상의 특별함을 느끼게 해준다.

  오소영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는 역시나 듣기 좋다.

조동익 

   오소영 1집 ‘기억상실’ (2001)의 데모를 듣고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14곡의 노랫말과 곡을 직접 쓴 것은 물론 기타 연주까지 혼자 다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아직도 소녀티가 나는 그녀에게서 어떻게 그런 노랫말이 나왔을까 하는 것도. 새롭게 세상에 나올 그녀의 새 앨범. 조금 일찍 들어볼 수 있게 된 행운. 하지만 이 노래들에 대해 코멘트를 한다는 것은 나에겐 너무 벅찬 일이다. 그녀가 긴 세월 동안 자신을 감싸고 있던 딱딱하고 오래된 껍질을 벗어버리고 다시 세상에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05. 김수영 / 달이 나만 따라오네   


2017년 EP [Behind]로 데뷔한 김수영씨의 노래입니다. 2019년에 발표한 싱글이구요. 

공연에서 팬들과 코러스로 합을 이루는 곡입니다. 

독특한 목소리와 감성으로 이미 핫한 뮤지션이죠. 

유튜브에 다른 가수의 노래르 커버하여 종종 올리는데,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올립니다. 

2018년 말에 발표한 '더 나은 사람', 작년에 발표한 '비워내려고 합니다', 

올해 초에 발표한 '사랑하자'가 연이어서 많은 인기를 끌었죠. 

올해 10월에는 미니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음악평론가 김윤하씨가 이번 앨범의 라이너노트를 썼는데요, 일부분을 옮겨왔습니다. 

 "노래가 시작되고 툭 떨어지는 첫 음. 시대와 장르는 달라도, 우리가 기꺼이 생의 한편을 내어 주는 음악가들과의 만남은 모두 그렇게 시작되었다. 생각해 보면 허무한 일이다. 그토록 수많은 음악가가 완성도 높은 음악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세션과 엔지니어를 초빙하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스튜디오를 찾아 전 세계를 전전하지만, 결국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 건 음악이 만든 깊은 시간의 벽을 스치는 찰나의 순간이라니 말이다.... 이 신예 싱어송라이터의 가장 큰 매력은, 다름 아닌 바로 그 ‘툭 떨어지는’ 목소리다."


'툭 떨어지는' 목소리. 저도 여기에 한 표 던집니다. 


06. 조정치 / 연애의 맛 (feat. Kinie.K) 


2018년에 발표한 조정치 정규 3집 [3] 수록곡입니다 

조정치씨는 [무한도전]에서 못친소, 가수 정인 남편으로 인식될 때가 많은데요. 

여러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으며, 개인 앨범도 3장을 발표했습니다. 

3집은 9명의 여성 보컬리스트와 함께 작업한 앨범입니다. 

정인, 강이채, 선우정아, 프롬, 연진, 김그림, 사비나앤드론즈, 연진 등 다양한 음색의 아티스트와 

조정치씨의 연주가 합을 이뤘습니다. 


이곡에 대해 조정치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력 있는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키니케이 씨가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불러줬습니다. 매 앨범마다 유지하고 있는 제 개인적인 프로젝트 '못 부르는 사람 코러스 시키기'를 이 곡에 시전하였습니다."


07. 로니 추 / 그렇게 우린 


2015년 데뷔한 싱어롱 라이터 로니 추(Ronny Chu)가 2019년 발표한 첫 미니앨범 수록곡입니다. 

이 분도 목소리가 참 독특하신데요, 리버풀공연예술대학을 입학한 후에야 음악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2018년 EBS와 KOCCA(콘텐츠진흥원)가 함께하는 헬로루키에 선정됐고, 올해의 헬로루키에 진출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08. 라이너스의 담요 / Love Tide  


라이너스의 담요는 2001년 처음 팀을 결성하였으나 현재는 연진, 원퍼슨 밴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 발표한 싱글 [사랑의 기술 Part.1 : 결혼에 대한 딜레마] 수록곡입니다. 

올해 5월 싱글 [사랑의 기술 Part 2 : 우주여행]을 발표했는데요, 앞에 소개한 조정치씨가 함께 했습니다. 

라이너스의 담요 연진씨는 페퍼톤스 객원보컬로도 활동을 했었습니다. 

라이너스의 담요의 노래는 기본적으로 살랑살랑한 곡이 많은데요. 

재즈와 팝의 요소를 잘 엮어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09. 장희원 / 모르겠고요, 춤을 춰요 


장희원씨는 장희원 & 윤덕호로 이루어진 '장희원팀’으로 27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때 대상곡은 '나무에 걸린 물고기'였습니다 .

이 곡은 작년 9월에 발표한 싱글입니다. 올해에는 '한강, 지하철'이란 싱글도 발표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장희원씨의 곡은 참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밝고 신나는 곡입니다. 


10. 전기뱀장어 / 송곳니 


밴드 전기뱀장어 현재 원년 멤버인 리더 김예슬(기타), 황인경(보컬/기타), 그리고 베이스 이혜지(눙눙), 김진철(객원드럼)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팀 구성은 2009년도에 했으며 2011년도에 첫 미니앨범 [충전]을 발표했습니다. 이 곡은 2012년 두번째 미니앨범 [최신유행]에 수록됐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정규1집 [최고의 연애]를 발매하면서 '송곳니'를 타이틀로 정했습니다. 

전 이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 군대가기 전 '청춘'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이 떠오르는데요. 

톡톡 튀는 가사가 참 재밌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누구나 자신의 송곳니를 거울로 쳐다보게 되는데요. 

이 노래는 주제보다는 조금 더 흥이 있는 노래입니다. 

마무리는 그래도 조금 세야하지 않을가 해서 좋아하는 록밴드의 곡으로 골랐습니다. 


노래 한 번 쭈욱 이어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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