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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경 Dec 14. 2021

[생각정리] 2021. 12. 14. 흐리고 비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곤 한다.

손글씨의 매력은 여전히 힘이 세다.

다만, 일기장에 손글씨를 쓰고 있노라면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버린다.

다시 읽어볼 마음이 들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용기가 없어서다.

한 마디로 엉망진창이다.


글도 글이지만, 12월 이맘때면 난감해지는 일이 또 하나 있다.

다 쓴 다이어리를 처리하는 일이다.

비밀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버리기엔 왠지 아깝고, 누구에게 보여주기 민망해서 함부로 버릴 수도 없다.

심지어 먼봉휴요 고양이 스티커들로 장식도 해놨다. (나는 고양이 덕후다.)

빼곡하지도 않은 그런 다이어리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비밀 이야기랄 게 그닥 없는 시절을 보내고 있어서일까.

일기보단 그냥 드는 생각을 차곡차곡 정리해봐야겠다 싶다.

누가 찾아볼  없겠지만, 어쨌든 사적 생각을 공적인 공간에 풀어내는 일은  단계 필터링이 작용할  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끔은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갈 수도 있겠지만, 눈 꼭 감고 놓아둘 생각이다.

무겁거나 가볍거나 제약을 두지 않을 것. 자유로울 것. 그게 이 공간에 다시 들러 처음하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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