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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경 Sep 03. 2024

[생각정리] 2024. 9. 3. 그늘은 시원

2021년 12월. 마지막 글이었다. 3년이 지난 만남이 어색하다. 요즘엔 페북도 일 외엔 포스팅을 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도 눈팅용. 그마저도 몇 주에 한 번 볼까말까. 그저 주변 소식에 '좋아요'를 누르는 일이 전부다.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지만, 삶의 활력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일이 아닌지 가만히 생각해본다. 

지난 2월 풋살을 시작했다. 소위 '골때녀' 열풍이 불었고, 마침 회사 동호회가 생겼고, 대회도 나가게 됐다. 마음이 한껏 들떠 마음과 시간을 보탰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손목, 고관절, 발목까지 연이어 부상도 입었다. 

나름대로 몇 달간의 재활운동을 하고, 이제 다시 시작하려 하는데... 지난해와 또 다르다. 마흔일곱, 마흔여덟을 건너고 있기 때문일 터. 3년 인생 처음으로 운동이라는 시작해보고, 여기까지 왔으니 기특한 일이긴 하지만... 여전히 같지 않은 몸이 아쉽다. 

고통 없음을 평화로 인식하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본다. 안정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면서, 소위 임금노동자로써 살아가면서, 작은 숨고르기들로 그저 자족하는 삶일까.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티끌만한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이해관계의 틈바구니에서 이리저리 흔들릴 때면 이 일들이 세상을 더 혼잡스럽게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밀려어 회의감에 휩싸인다. 

그럴 때면,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도피처가 너무 많은 게 탈이라면 탈일까. 삶의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파고들지 않는다. 그저 정년을 기다릴 뿐... 이래도 되는 걸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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