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써지지 않습니다. 이런 기분은 오랜만입니다. 원고를 두 편 써야 합니다. 잘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력이 없는데 들어오는 일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해야 하니까요. 즐거운 마음으로 해보려 합니다. 쓰는 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한 지 6년입니다. 쓰는 일로 참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아주 오래 보고 싶은 사람이 많고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몇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쓰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어떤 저일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첫 책을 낸 2020년 12월이 생각납니다. 첫 가제본을 받으러 충무로에 갔습니다. 그날 충무로는 그렇게 춥지 않았습니다. 첫 내 마음의 ‘물성’을 보러 갔기 때문일까요. 가끔 책을 처음 만났을 때 기분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자식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직 자식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그 표현이 정확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당시 제 기분이 그랬습니다.
제 첫 책『2분 30초 안에 음료가 나가지 않으면 생기는 일』의 제목은 원래 다른 제목이었습니다. 첫 제목은 지금 말하기도 부끄럽습니다. 바로 『청춘을 애매하고 모호하게 보내고 있다』입니다. 애매하죠. 제가 첫 책을 이 제목으로 했다는 지금의 저는 없을 것 같습니다. 관심 없는 책이 되고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이 되겠죠. 그다음 제목도 『2분 30초 안에 음료가 나가지 않으면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바로 『어느 가을 아버지가 TV에 나왔다』입니다. 이것도 동일합니다. 제목을 이걸로 안 하기를 천만다행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기에도 그렇죠? 『2분 30초 안에 음료가 나가지 않으면 생기는 일』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이었습니다. 아직 못 읽어본 분이 계신다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맞혀보세요.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 책으로 제 삶이 많이 변했습니다. 웹드라마 에피소드 한편이 되기도 하고 밀리의 서재와 함께 작업을 하기도 하고요. 그 속 한 문장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세상은 참 별 일이 다 일어납니다. 작은 글인데 큰 사랑을 받은 기분입니다. 전국에 팔리고 있지만 아주 적은 곳에서만 팔고 있어요. 많은 곳에 입고하고 싶지만 제가 부지런하지 못한 탓입니다. 언젠가 세계 모든 서점에서 제 책이 팔리는 꿈을 꿉니다. 마치 해리포터처럼요. 꿈을 계속 꿔보겠습니다.
라고 쓰고 며칠이 흘렸습니다. 다시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지난주에는 솔직한 마음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솔직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무 메일도 보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첫 메일을 시작할 때 가끔 못 보낼 수도 있거나 비정기적 발송이 될 수 있다고 밑밥을 깔아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보내지 않으려다 봄에 썼던 에세이 한 편을 보냈습니다. 한 4월까지는 일주일에 한 편 에세이를 썼습니다. 요즘은 솔직한 마음 말고 아무것도 쓰지 않습니다. 에세이 한 편을 보냈더니 한 분이 수신 거부를 했습니다. 처음입니다. 이유가 있겠지요. 조금 상처가 되었습니다. 거부는 늘 슬픈 일입니다. 솔직한 마음이기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잘못 눌렀다고 생각하고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도 가끔 생각납니다. 내가 뭘 잘못했나. 그랬다면 미안합니다. 속상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 글을 공유해 영입에 성공했다는 메시지를 보내준 아군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큰 위로가 됩니다.
8월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달입니다. 이상하게 8월이면 쉬어가는 기분이 듭니다. 8월이면 여름 방학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제가 어린 시절에 8월이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게 문을 닫고 바다로 떠났습니다. 저와 누나는 뒷좌석에 누워 떠다니는 구름을 바라보았습니다. 바다에 도착해 텐트를 치고 며칠을 살았습니다. 저는 그 추억이 너무 소중합니다. 또 8월에는 생일이 있습니다. 생일을 챙기는 성격은 아닌데요.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또 8이라는 숫자가 좋습니다. 어린 시절 좋아하는 축구선수 프랭크 램파드 등번호도 8번이었고요. 또 8이라는 숫자는 제게 안정감을 줍니다. 누우면 무한대 기호 ∞ 가 되기도 하고요. 저는 무한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영원보다 영원이란 시간’이잖아요. 무한을 생각하니 『무한 도전』
아마 고등학생 때부터 본 것 같습니다. 그때는 이름이『무모한 도전』
여러분은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있나요?
이 글을 쓰면서 오랜만에 노래를 듣습니다. 아주 오랜만입니다. 요즘은 노래를 듣지 않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듣고 보거나 백색소음을 듣습니다. 유튜브에 백색소음이라 치고 나오는 소리가 많습니다. 파도 소리, 빗소리 등. 저는 보통 빗소리를 듣습니다. 독서실에 앉아 문제를 풀며 빗소리를 들으면 숲속 한 가운데 있는 기분이 듭니다. 기분만 그렇습니다. 촉촉한 기분으로 집중하며 문제를 풀고 공부할 수 있습니다. 뭔가 잘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시험이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달 30일이 시험일입니다. 공부는 잘되고 있습니다. 이 시험이 끝나면 저는 무엇이 될까요. 궁금하고 무섭습니다. 입추가 지났습니다. 가을에 들어섰습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는데 저는 어떤 결실을 가질 수 있을까요. 지독하게 합격을 원하고 있습니다. 간절합니다.
여러분은 바라는 결실이 있을까요. 원하는 계절에 그것을 가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매주 보내던 [솔직한 마음]을 격주로 보내려 합니다. 제가 조금 지쳤기 때문입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안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곧 매주 보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가는 걸까요. 이제 밤바람이 제법 선선합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몸과 마음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길 바랍니다. 진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