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자 인터뷰, 단 두 마디로 끝났다

불안과 긴장 끝에 들은 한 마디

by 르르베

비자 인터뷰가 예정된 며칠 전, 낯선 국제 문자가 왔다.


[국제발신] Your visa interview was rescheduled. Check your email. -US Visa Service Desk-


서둘러 메일을 확인하니 일방적인 일정 변경 통보였다. 제시된 날짜에 오거나, 아니면 한 달 뒤로 다시 일정을 잡으라는 안내. 한 달을 더 기다릴 여유는 없었기에 변경된 일정에 맞춰 갈 수밖에 없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했다. 인터뷰 당일, 익숙한 광화문 거리인데도 서류 뭉치의 무게 때문인지, 아니면 마음의 무게 때문인지 평소보다 더 묵직하게 느껴졌다.


대사관 앞은 이미 길게 늘어선 줄로 가득했고, 보안검사대는 생각보다 비좁고 삼엄했다. 수속 중 긴장감 속에서 뒤늦게 잘못된 서류를 발견하고는 종로구청으로 뛰어가 일부 증명서를 다시 발급받았다.


모든 준비를 끝냈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그 안에 들어가니 계속 빠뜨린 게 있는 것 같고, 괜히 서류를 다시 꺼내 확인하게 됐다. 두 대뿐인 컴퓨터 앞에서 차례를 기다려 500달러의 수수료를 결제하는 시간도 꽤 길었다.


옆에는 남편과 아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더 길게 느껴졌다.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터뷰는 생각보다 훨씬 짧았다.


“How long have you been working there?”

“What will your position be in the U.S.?”


단 두 가지 질문. 그리고 이어진 한 마디.

Your visa is approved.”


대사관 문을 나서자 익숙했던 광화문의 공기가 아까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그날의 서울 하늘을 기억한다.


그리고, 곧 마주할 캘리포니아의 하늘을 떠올렸다.


이제는 정말 떠나야 하는 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