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실패 2012년 12월호
노닥노닥은 그 해 여름에 문을 열었다. 아이폰 수리수리 자가수리 워크숍의 참가자로 처음 인연을 맺은 어슬렁과 키튼의 작업실이다. 어슬렁은 이 공간을 ‘공유 공간’으로 쓰는 실험을 하기 위해 ‘공동 운영자'라는 롤을 만들겠다고 했다. 공동 운영이라고 하면 보통 떠올리게 되는 사용료를 분담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공유하는 대신 공동의 공간임을 인지하고 이에 따라 요구되는 몇가지 규칙을 따르는 방식이었다.
혼자 살고 있던 호랑의 연희동 집을 아지트 삼아 이런 저런 작업들을 해오던 우리는 언젠가는 ‘땡땡이공작기지'를 만들자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 전에 일단은 땡땡이들이 언제든 들락거릴 수 있고 같이 쿵짝거릴 작은 공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 여력은 전혀 없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에 우리가 노닥노닥의 공동운영자가 되면 우리에게도 그런 공간이 생기는 건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던 것이다.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노닥노닥의 운영 철학에 감사하고, 조금이나마 함께 실현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나눌 수 있는 도구들을 사람들과 같이 공유해보면 어떨까. 이 생각은 격한 환영을 받았고, 우리는 곧 노닥노닥으로 신나게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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