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실패 2013년 1월호
소위 짤방이라는 이름으로 돌아다니는 것들 중에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가 서로간에 느끼는 갈등을 희화화해서 보여주는 그림이 있다. 과장이 섞여있기는 하겠지만 있지만 현장에서 비슷한 사례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데는 찰나의 시간이면 충분할 정도로 흔한 예시들을 보여준다.
많은 경우 문제의 발단은 ‘내가 보기엔 될 것 같은데 그러니까 네가 한번 만들어봐’를 서로에게 요구하는데서 시작된다.
하물며 4인 규모의 작은 그룹인데다 역할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서로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을법도 한 우리 안에서도 지향과 현실, 능력과 한계의 괴리는 치명적이었다.
한 때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장난감이었다는, 잔상효과를 이용한 애니매이션 장치 ‘조트로프 zoetrope’. 그리고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땡땡이트로프는 조트로프의 원리에 현대의 기술을 접목시켜 열심히 만들다 보면 뭐라도 나오겠지라는 거창한 비전과 담대한 포부를 갖고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단지 그림을 갈아낄 수 있다던가 그림이 특이하다던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런걸 만들 생각을 했을까 싶은 물건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 때부터 유유자적한 긍정의 메세지로만 보였던 ‘뭐라도 되겠지’라는 말을 대하는 관점이 바꼈다.
‘뭐’가 되기라도 한다는 건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다.
#그러게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