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실패 2014년 1월호
“릴리쿰은 ‘만들기'를 새로운 삶의 방법으로 취하여 환경과 일상을 복원하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바느질부터 3D 프린팅까지, 모든 분야의 제작 활동을 아우르는 아담한 공방이자 실험의 장입니다.”
오프닝을 준비하며 만든 릴리쿰 소개지에 두 개의 문장으로 우리가 하려는 활동과 공간의 의미를 담아 소개했다. 도구와 기술을 공유하는 공간, 외롭지 않은 제작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 소비재가 아닌 ‘사용 가치’를 만드는 일을 고민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적어 넣었다. 그렇게 작지 않은 ‘바램’들을 가지고 3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준비한 끝에 릴리쿰을 열었다. 하지만 그 기간동안 공간을 세팅하는 비용 뿐 아니라 월세마저도 고스란히 그동안 벌어둔 돈을 써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새해가 되었고! 공간도 열었으니! 이제 더 이상은 그럴 수 없었다. ‘월세를 벌어야만 한다’와 ‘어떻게 벌지'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이 기나긴 실패의 서막이었을까 싶다. 개개인의 제작 활동과 공간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일들 사이의 갈등, 고민, 그런 생각조차 할 틈 없는 일상의 ‘일’들이 만만치 않은 이태원 월세의 압박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월세어쩔거죠 #벌어야산다 #작업은뒷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