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실패 2014년 2월호
릴리쿰을 연 후 우리가 연 첫 워크숍은 한 달 간 4회에 걸쳐 참여하는 ‘릴리쿰 맛보기’였다. 맛보기 과정은 여러가지 제작 기술을 접해보면서 만들기의 맛을 보자는 취지의 작명이다. 목공으로 우드 트레이 만들기, 도자로 그릇 만들기, 레이저커팅으로 소품 만들기, 실크스크린 찍기 - 총 4가지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이다. 이런 커리큘럼은 릴리쿰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제작 기술을 한데모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만들기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을 초대하는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월세를 버는데 적절한 방법은 아니었다. 입문자의 관점에서 현실적인 가격을 정해 본다는게 우리의 계산법이었지만, 결국 우리의 인건비는 다른 누 군가가 챙겨주는 게 아니었다. 1인당 12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참가비를 받아도, 3 - 4시간이 소요되는 1회의 워크숍을 4회 진행하면 한 사람에게서 진행자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대가는 재료비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은 몇 천원 수준이었다. 몇 천원을 몇 배 모아봤자 125만원이라는 월세를 내기엔 턱없이 모자라기만 했다. 세 사람이 같이 워크숍을 준비하는데다 빠른 시간 안에 처음 접해보는 제작 기술로 완성작을 만들도록 도우려면 중간중간 밑 작업도 많이 해 놓아야 했다. 가격을 마냥 높일 수도, 공간의 크기때문에 규모를 키울 수 없기 때문에, 맛보기 워크숍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다.
지금도 가끔 이 워크숍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우리도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아직 이 프로그램을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릴리쿰맛보기 #가격책정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