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실패 2014년 8월호
이유 모를 교통체증으로 강원도 화천까지 버스로 7시간. 청개구리 제작소의 초대로 합류한 야영은 시작부터 실패의 기운이 감돌았다. 처음엔 휴게소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농담 따먹기도 하며 즐겼던 버스 여행은 점점 더 곤혹스러운 일이 되어갔다. 예상 소요 시간의 3배가 넘게 운전을 하고 계신 기사분께 초과수당이 지급되려나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고백하건대, 지겹고, 지겹고, 지겨웠다.
겨우 화천군에 도착했을 때는 단지 좁은 장소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는 것만으로 모두 녹초가 된 상태였다.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간단히 장을 본 뒤 택시를 탔다. 닭요리를 하게 춉춉 썰어달라고 요청한 닭을 받아오는 걸 깜빡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게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택시 안에서였나, 야영지에 도착해서였나. 택시에서 내리자 먼저 도착해 있던 청개구리 제작소가 우리를 맞았다. 각오하고 출발한 거긴 했지만 낯을 과하게 가리는 물고기에게는 불행하게도 야영지에는 그 날 처음 뵙는 분들도 많았다.
그래서 우리의 야영이 어땠는가 하면 - 슬픈 예감의 적중률은 과대평가되었다 - 엄청나게 즐거웠다.
창작자들은 높은 확률로 멋진 셰프이기도 해서 끼니마다 몸에 좋을 것 같은데, 맛까지 있는 음식이 등장했다. 뒹굴거리고, 산책을 하고, 대화를 나눴다. 한쪽에선 나뭇가지와 꽃과 색실로 멋진 드림캐처를 만들고, 다른 한쪽에선 색색의 실을 섞어 머리를 땋아주는 즉석 헤어살롱을 열었다. 땡땡이공작이 준비해 간 초강력 고무줄로 새총을 만들어 새총 대회를 열기도 했다. 단체전은 무승부. 개인전의 승자는 승범 님이었다.
두 번의 밤, 주변의 장작을 죄다 끌어모아 모닥불을 피웠다. 불은 어디에도 비유될 수 없는 원전(原典) 같았다. 독립된 참가자로 우리 사이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누군가 불은 원시시대의 TV였을 거라는 얘기를 했다.
어영부영 진행되었던 이 야영의 유일한 실패는 그때의 야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야영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여름이 가까워져 오면 항상 또 야영을 가자는 말을 꺼냈지만, 각자 일이 많아 한 번도 성사되지 못했다. 그래도 아직 미련을 버리진 못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올해는 가능하려나, 기대하고 있다.
#청개구리떙땡이배 #새총사격대회 #새를쏘진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