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실패 2014년 7월호
손과 몸을 움직여 몰입하는 제작 활동으로 추운 겨울을 뜨겁게 지펴 보자며 시작했던 릴리쿰의 첫 프로젝트 ‘뜨거운 제작’은 제작 행위에 자신을 푹 담궈 보는 경험을 아카이빙하여 나누는 것에 목적을 둔 실험이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재료에 대한 경험을 가진 5명의 작업자를 초대했다. 재료와 물건에 해당하는 키워드들을 늘어놓고, 상관없는 것들끼리 엮어보면서 드는 생각들을 나누며 시작했다. 자신이 고른 키워드를 어떤 제작으로 풀어낼 지 구상하는 단계는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처음 의지와 달리, 대부분 직장인이라 시간을 충분히 쓸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손 작업에 몰두하기는 커녕, 모일 때마다 친해짐은 깊어져도 작업의 분량은 점점 얕아졌다. 프로젝트 기간은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길어졌다. 결국 6개월 후, 한 작업자가 워크숍을 열면서 어영부영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추운 겨울을 뜨겁게 불사르리라 생각했던 프로젝트가 더운 여름이 되어서야 겨우, 미지근하게 마무리 된 것이다.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렇기에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명확하게 들여다 보게 되었던 프로젝트였다. 제작의 목적에 적합한 큐레이션을 하기 위해 보다 세심하게 챙겨야 할 것들에 대한 이해가 커졌달까. 그리고 무엇보다 제작 활동에 있어 몰입하고 지속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상태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 큰 배움이었다.
#뜨거운제작 #3개월프로젝트가 #1년넘게안끝나…